SK그룹 총수일가의 횡령 및 선물투자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중희 부장검사)는 22일 최재원(48) SK그룹 수석부회장을 세 번째 불러 조사했다.

이날 오후 1시50분께 서초동 중앙지검청사로 나온 최 부회장은 약 13시간 만인 23일 오전 2시30분께 조사를 마치고 검찰 청사를 나섰다.

최 부회장은 앞선 두 번의 조사 때 취재진에게 간단한 심경을 밝혔으나 이날은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검찰이 최 부회장을 다시 부른 것은 19일 조사한 최태원(51) SK그룹 회장이 계열사 투자금 횡령 의혹을 전면 부인한 데다 최 부회장의 주장과도 일부 어긋나는 진술을 한 데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은 최 부회장을 상대로 최 회장 진술과 어긋나는 부분을 추궁하는 한편, 투자금 횡령에 관한 사실관계를 확정할 방침이다.

최 부회장은 SK그룹 18개 계열사들이 창업투자사 베넥스인베스트먼트(이하 베넥스)에 투자한 2천800억원 중 992억원을 전용하는 과정을 사실상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간 조사에서 전용된 992억원 중 497억원이 베넥스 대표 김준홍(46.구속기소)씨 계좌를 거쳐 최 회장의 선물투자를 맡아온 SK해운 고문 출신 김원홍(50.해외체류)씨에게 빼돌려진 사실이 확인됐다.

최 부회장은 베넥스 자금 220억원을 H저축은행에 예금하고 이를 담보로 그의 명의로 221억원을 대출받도록 김준홍씨에게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또 최 부회장이 차명 보유한 비상장 주식 6천500여주를 액면가의 700배인 주당 350만원에 사들이도록 김준홍씨에게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 부회장은 지난 1차 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다 두 번째 조사에서는 일부 혐의를 시인한 바 있다.

검찰은 이번 조사를 마친 뒤 최 회장 형제의 사법처리 방향과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kind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