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검사장 4명에게 구명로비"

'이국철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심재돈 부장검사)는 이국철(49) SLS그룹 회장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이 회장은 신재민(53)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임재현 청와대 정책홍보비서관 등에게 줘야겠다며 2008년 추석 때 3천만원, 2009년 설에 2천만원어치 백화점 상품권을 각각 받아갔다고 지난달 22일 주장했었다.

그러나 조사결과 2009년 설에 줬다는 상품권 2천만원어치의 실제 사용자는 SLS그룹 관계자였고, 일부는 수출보험공사에 인사용으로, 나머지는 개인이 써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또 SLS그룹 법인카드를 다 뒤져 2008년에 상품권을 구매한 내역을 조사했으나 이미 창원지검 수사 당시 찾아냈던 별도의 2천만원어치 외에는 거액의 상품권을 사들인 흔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창원지검 수사팀이 발견한 상품권 2천만원어치는 신 전 차관과 무관하다.

따라서 검찰은 이 회장이 주장한 나머지 상품권 3천만원어치는 현재로서는 실체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이처럼 이 회장 주장 중 일부가 허위로 판명됨에 따라 그를 명예훼손 혐의로 처벌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곽 위원장 등은 신 전 차관을 통해 상품권을 받은 적이 없다며 이 회장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검찰은 신 전 차관에 대해서는 명절 상품권 수수와 일부 법인카드 사용액 등을 인정하는 만큼 이 회장의 청탁 정황을 확인해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회장을 다음 주초, 신 전 차관을 주말에 다시 조사하기 위해 소환 일정을 조율 중이다.

한편, 이 회장은 이날 오후 강남구 신사동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09년 창원지검 수사 때 구명로비를 벌인 검사장급 인사가 더 있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구명로비) 뒤에는 정확하게 검사장 4명이 연계돼 있다"며 "이걸 조서에 남겼으니 영상녹화를 공개하라"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신 전 차관으로부터 소개받은 사업가 김모씨를 통해 현직 검사장 2명에게 1억원을 건넸다고 주장했었다.

이 회장은 이날 검찰이 신 전 차관을 구속하려고 자신을 회유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검찰의 한 중간 간부가 내 지인을 불러 '검찰이 많이 어렵다.

신재민씨와 관련해 뭔가는 정리해야 한다.

신씨를 대가성으로 보낼 수 있도록 (이 회장에게) 확실히 이야기를 하라고 해달라'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검찰이 압수해 간 신재민 전 차관 관련 비망록 요약본을 조만간 공개하겠다"며 "거기에는 궁금해하는 내용, 지금까지 나온 것이 다 열거돼 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김승욱 송진원 기자 honeybee@yna.co.krkind3@yna.co.krs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