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만 가던 충치(치아우식증)는 전 연령층에서 지난해 감소세로 돌아선 반면 잇몸(치주)질환은 오히려 늘었습니다. 스케일링 등 예방적 치과 치료에 더 많은 건강보험급여가 이뤄져야 100세까지 건강한 치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

김세영 대한치과의사협회장(53 · 사진)은 8일 '치아의 날'(6월9일)을 맞아 "유년기부터 예방적 치료에 더 신경써야 건강보험 재정도 절감하고 자연니를 평생 쓸 수 있다"며 "악화되고 있는 건강보험 재정을 감안할 때 비교적 작은 부담으로 시행할 수 있는 스케일링(치석 제거)부터 보험급여화하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20세 미만 치아우식증 환자 비중은 36.8%로 2009년의 37.7%보다 감소했다"며 "2009년 12월부터 치아홈메우기(치면열구전색술 · 일명 실란트 시술)에 건강보험급여가 이뤄진 게 순작용을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현재 실란트 시술은 치아우식증에 걸리지 않은 건강한 치아를 가진 만 6~14세 어린이의 제1대구치(어금니)에 한해서만 보험급여를 인정하고 있는데 수혜 연령층과 대상 치아를 더 넓혀야 할 것이라고 김 회장은 강조했다.

반면 12세 아동의 치석 부착률은 2000년 26.8%에서 2006년 18.3%로 감소하다가 지난해 30.3%로 다시 증가해 스케일링 급여화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틀니나 임플란트 등 치과 치료에 비급여 부분이 많아 국민의 불만이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이는 치협이 반대해서가 아니라 열악한 건강보험 재정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희대 치대를 졸업하고 치과의사협회 부회장을 거친 김 회장은 지난 4월 치과 경영난 및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회장으로 당선됐다. 김 회장은 3년의 임기 동안 '제101회 세계치과의사연맹(FDI) 총회를 치르게 된다. 1997년 서울 총회에 이어 16년 만에 다시 개최하게 된 것이다.

그는 "FDI는 134개국 100만 치과의사들이 가입한 세계적 단체로 2013년 총회엔 2만여명의 치과의사와 1만여명의 치과용품 업계 관계자들이 찾아올 것"이라며 "항공료 숙박 쇼핑 등으로 2000억원 이상의 경제효과를 올리게 될 전망"이라고 소개했다. 올림픽 유치 못지 않게 FDI 총회 개최권을 어렵게 따왔다는 김 회장은 이 행사가 자동차 반도체 정보기술(IT) 산업에 버금가는 한국 의료의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일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요즘 의료계의 화두인 의료관광 붐에 대해서는 "며칠 또는 몇 개월이 소요되는 임플란트 시술의 특성 때문에 지난해 유치한 외국인 치과 치료 환자는 2717명으로 전체 해외 환자의 3.4%에 불과했다"며 "치료 능력은 우수한데 일정 때문에 스케일링,치아 미백 정도의 치료에 그치고 있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치과계의 양극화가 점점 심해지고 가격 덤핑 위주의 네트워크 치과가 극성이어서 동네치과가 사라지고 있다"며 "무너져내리는 중간층 치과를 복원해 단골 주치의로부터 평생 치아를 관리받을 수 있는 풍토를 되살리겠다"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