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 노출로 압박감'.. 경찰 '자살' 결론

지난 23일 자택에서 뛰어내려 숨진 고 송지선(30) 아나운서가 회사에 제출한 것으로 추정되는 문서에서 우울과 불안감을 토로한 것으로 밝혀졌다.

25일 송씨의 투신 사망 사건을 수사한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송씨가 살던 서울 서초동의 오피스텔에서 '경위서'라는 제목의 A4용지 두 장짜리 문서가 발견됐다.

워드프로세서로 작성해 인쇄한 이 문서에서 송씨는 '가슴이 쩡 깨질 것 같은 우울감, 미래에 대한 불안감, 트위터 한자 한자가 기자들의 먹잇감이 될 줄은 몰랐다'며 괴로운 심경을 토로했다.

송씨는 이 문서에서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임태훈 선수와의 스캔들이 불거진 이후의 경위를 설명하며 임 선수와의 '연애 행위'를 상세히 적은 미니홈피 글은 자신이 쓰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 문서는 방송 프로그램 참여 등에 대한 회사의 거취 결정을 앞두고 송씨가 회사에 내려고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송씨는 또다른 A4 용지에 '나는 그 아이 때문에 마음 아픈 일 더는 못하겠어'라고 자필로 적고서 자신의 휴대전화 비밀번호 4자리를 남겨 자살을 암시하기도 했다.

송씨는 또 최근 병원에서 우울증 치료를 받았고 '감정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이며 충동적 행동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어 입원치료가 필요하다'는 의사의 소견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거부, 입원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네티즌과 언론에 사생활이 노출돼고 본인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파장이 커지면서 직장 문제로까지 연결돼 고인을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며 "목격자의 진술과 집에서 발견된 메모 등으로 미뤄 자살이 명백하다고 보고 수사를 종결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te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