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검거자 중 29%…전문가 "청년실업 장기화 원인"

극심한 취업난이 이어지는 가운데 상당수 20대 청년들이 쉽게 거금을 만질 수 있는 보험사기에 빠져들고 있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2월21일부터 두 달간 고의 교통사고 등 보험관련 범죄 특별단속으로 검거된 2천833명 가운데 20대가 823명(29.0%)으로 가장 많았다.

30대가 763명(26.9%)으로 뒤를 이었으며 40대 566명(20.1%), 50대 492명(17.4%), 60대 이상 165명(5.8%), 10대 23명(0.8%) 등의 순이었다.

경찰이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3개월간 특별단속으로 검거한 6천488명을 보면 30대 1천857명(28.6%), 40대 1천746명(26.9%), 20대 1천732명(26.7%), 50대 884명(13.6%), 60대 이상 205명(3.6%), 10대 64명(1.0%) 등의 순으로 많았다.

지난해 세번째로 많았던 20대가 올해는 30대와 40대를 제치고 보험사기를 주로 저지르는 연령대가 된 것이다.

10대가 차지하는 비율도 다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서울 방배경찰서가 검거한 외제차 인터넷 동호회 보험사기 사건을 보면 피의자 23명 가운데 35%인 8명이 20대였고, 나머지 대다수도 30대 초반이었다.

이들은 외제차의 보험금이 많은 점을 노리고 국산 자동차로 고급 외제차의 옆면을 들이받아 배수로에 빠뜨리는 등의 수법으로 2007년부터 올해 초까지 35차례의 고의 교통사고를 내고 보험금 3억5천만원을 챙긴 혐의로 입건됐다.

이처럼 청년층이 보험사기에 빠져드는 데에는 갈수록 가중되는 취업난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즉, 20대는 범죄 특성상 물리력을 사용하는 폭력 등 감정에 치우친 성향을 보이는만큼 이들이 지능적이고 계획적인 보험사기에 빠지는 것은 청년 실업 장기화에 따른 현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경찰대 행정학과 표창원 교수는 "한창 취업준비를 하거나 생산활동에 몰두할 청년들이 경제적 어려움에 봉착하면서 일찍부터 취업을 포기하고 보험사기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고, 이들에게 다가서는 유혹도 많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표 교수는 이들이 독자적으로 보험사기를 벌이기도 하지만 보험사로부터 의심을 덜 받기 때문에 일명 `행동대원'으로 보험사기에 이용되는 경우가 갈수록 늘고 있으며 심지어 고등학생 등 10대까지 참여한 사건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청년 실업을 한번에 해결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보험 가입단계부터 상세한 조사와 자격 심사가 필요하고 사후에도 고의성과 액수의 적정성을 철저히 살펴야 한다.

또 보험범죄는 반드시 실패한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정부 차원의 역할도 필요하다"고 해결 방안을 제안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min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