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사실 여부 조사 중..사실로 드러나면 전원 형사 입건

강원 원주의 한 전경부대에서 선임들로부터 구타.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집단이탈,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23일 강원지방경찰청 307 전경대 소속 이모(20) 이경 등 6명이 소속 부대 내에서 구타.가혹행위를 당했다는 신고를 받았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입대한 동기들로 같은 해 12월 초 자대배치를 받은 직후 선임들로부터 주먹 등으로 수차례 구타를 당했고, 부대 내에서 전해지는 암기 강요 등 각종 가혹행위 악습으로 고통받았다는 주장이다.

또 같은 달 24일부터 구제역 방역활동을 위해 한 달간 횡성지역에서 지원 근무할 당시에도 가혹행위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평소 암기 강요는 물론 돈 빌려주지 않아 구타를 당하고 점호가 끝나고 가혹행위를 당했다"며 "'부대가 한 번만 더 폭력 등의 사건으로 신고되면 부대가 해체된다'며 신고조차 못 하게 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이경의 소속 부대원 21명은 횡성지역 모 모텔에서 4인 1실로 생활하면서 현직 경찰관 1명의 통제 하에 1일 6시간씩 4교대 근무를 했다.

이들은 신고 당일 오전 4시45분께 소속 부대의 근무지(숙소)를 집단이탈하고서 원주의 한 PC게임방에서 이메일을 통해 서울지방경찰청에 구타.가혹행위 피해를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경찰은 소속 부대 지휘요원인 경찰관과 전경대원 등을 상대로 사실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구타.가혹행위가 사실로 드러나면 가해 전경대원은 형사 입건하는 한편 지휘요원은 관리 소홀 등의 책임이 있는지 감찰과 함께 형사 입건 여부도 검토하겠다"며 "부대 내 악습을 뿌리 뽑는다는 차원에서 집단 이탈한 피해 대원들은 내부고발자로 대우해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원지방경찰청 307 전경대는 2005년 6월 알몸신고식 사진이 인터넷에 유포된 데 이어 같은 해 7월에는 전경 3명이 잇따라 탈영해 물의를 빚어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기도 했다.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j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