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업무일인 3일 아침 기업마다 시무식과 함께 신묘년 파이팅을 다짐했다. 특히 취업난을 뚫고 이날 첫 출근한 새내기들의 우렁찬 인사말은 사무실마다 활기를 불어넣었다. 또 출근길 차 안에서,사무실에 도착한 뒤 새해 첫 각오를 트위터에 남기는 신(新) 풍속도가 급속히 퍼진 것도 작년에 없던 풍경이었다.

◆"신입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네오위즈게임즈 신입사원 박의진씨(28 · 서울 방배동)는 이날 아침 회사에서 보낸 모범택시를 타고 첫 출근하는 기쁨을 맛봤다. 이 회사는 신입 공채 5기 30여명의 집에 일일이 차량을 보내 경기 분당 사옥까지 '모셔왔다'.새해 첫 월요일인 데다 추운 날씨 때문에 버스와 지하철이 만원이었지만 이들은 택시 안에서 회사의 배려를 즐겼다.

박씨는 "내가 정말 이 회사 식구가 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부모님도 '이 차를 정말 회사에서 보냈느냐'며 기뻐해 첫 출근길이 더 감격스러웠다"고 말했다.

대우정보시스템도 정성립 대표가 이날 아침 시무식에서 신입사원들에게 회사 배지를 일일이 달아주며 "함께 최선을 다하고 즐겁게 일해보자"고 격려했다.

◆권위주의 걷어낸 이색 시무식

뻔했던 시무식도 '펀(fun)'하게 바뀌고 있다. 한국암웨이는 임직원 350명이 참여해 회사 영업전략과 방문판매법 관련 지식을 겨루는 '도전 골든벨' 시무식을 열었다. 미용실 프랜차이즈인 준오헤어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공개 오디션 '슈퍼스타 J'를 개최해 젊은 직원들이 아이돌 걸그룹 등으로 변신,춤과 노래 실력을 겨뤘다.

하나은행은 이날 아침 본사에서 김정태 행장을 비롯한 임원 20여명이 토끼모자를 쓰고 시무식을 열어 눈길을 끌었다.

삼성카드는 최치훈 신임 사장에게 직원들이 경영 철학부터 사적인 내용까지 궁금한 것들을 묻는 'CEO 신년 대담' 형태의 시무식을 마련했다. 우리은행은 이종휘 행장을 비롯한 200여명의 임직원이 서울 남산에 모여 해맞이로 신년 업무를 시작했다.

한국 직원들과 친밀감을 높이려는 외국인 경영자들의 노력도 시무식에서 엿보였다.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인 아흐메드 에이 수베이 에쓰오일 대표는 한복을 차려입고 시무식에 참석했다. 캐나다 출신인 마이크 아카몬 GM대우 사장은 임직원들과 함께 신년 떡케이크를 자르며 신년 인사를 나눴다.

◆트위터에도 첫 출근도장 꾹꾹

트위터 세상도 각 사무실발 '첫 출근' 얘기로 가득했다. 한 직장인(@haheeru)은 "첫 출근부터 지각했는데 사장님이 안 계셨다"며 '신년 운수 대박'을 예견했다. 최근 이어진 한파 탓에 "첫 출근인데 감기 걸려서 컨디션이 안 좋다"(@seonghoonju)는 이도 있었고 "으라차차차! 첫 출근 힘내겠습니다"는 신입사원(@likeasun)의 사연 등 각양각색이었다.

최고경영자 출신 트위터 스타들도 트위터에 출근도장을 찍었다.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chanjin)는 "㈜드림위즈에 발도장 쿡! 새해 첫 출근.올해에는 좋은 일들이 많기를 기대해 본다"고 적었고 박용만 두산 회장(@solarplant)은 "새해 첫 출근 하는 날! 으라차차차차차차차차 파이팅!"이라며 특유의 기를 전파했다.

정태영 현대카드 · 현대캐피탈 사장(@diegobluff)은 "슬럼프는 누구에게나 온다는 생각을 하면 외롭지 않다"며 "새해엔 슬럼프 없으시길 기원한다"고 응원했다.

임현우/정재형/조귀동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