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세무서, 전기.가스요금, 일용직 인건비 등은 제외

지난달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섬을 떠난 주민들이 임시로 머물렀던 인천의 한 찜질방이 심각한 경영난으로 정부 지원금을 압류당할 처지에 놓였다.

30일 옹진군 등에 따르면 인천시 중구 신흥동 찜질방 '인스파월드'는 연평도 포격 직후 피란나온 주민들의 임시거처로 정해졌고 이후 지난 19일 새로운 거처로 옮겨갈 때까지 1일 평균 200명 이상이 이곳에서 숙식을 해결했다.

특히 이 찜질방은 주민들에게 최초 3일간 무료 숙식을 제공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기도했다.

옹진군은 찜질방에 주민 숙식 제공 비용으로 총 4억6천여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연평도 포격 피해 주민 구호와 현지 복구를 위해 마련된 정부 예산 309억원 가운데 일부다.

그러나 인천세무서는 "인스파월드가 세금을 체납했다"며 지원금 전체를 압류, 추심하겠다고 지난 20일 옹진군에 통보했다.

세무서에 따르면 인스파월드는 지난 2008년부터 경영위기를 겪으며 부가가치세, 갑근세 등 국세 10억여원을 체납한 상태다.

옹진군은 "연평도 피란민이 머물렀던 곳이므로 선처가 필요하다"며 압류와 추심을 완화해줄 것을 세무서에 요청했고 세무서는 일부를 수용하기로 했다.

세무서는 전기.가스요금, 일용직 인건비 등 찜질방 운영에 필요한 최소 비용을 제외한 약 1억8천만원의 지원금에 대해서만 옹진군에 추심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옹진군이 해당 금액을 세무서에 주면 압류 조치는 일단 해제되며 인스파월드는 추가 압류가 없을 경우 나머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인천세무서 관계자는 "인스파월드는 경영난으로 10억원이 넘는 세금을 체납했으나 그동안 납세 실적이 전무해 이번에 정부가 지원하기로 한 돈에 대해 압류 통지한 것"이라며 "옹진군, 인스파월드와 협의한 끝에 일부 지원금만 받기로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인천연합뉴스) 최정인 기자 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