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 조시 캐나다 토론토대 교육정책학 교수와 토니 리틀 영국 이튼칼리지 교장은 27일 설동근 교육과학기술부 제1차관의 사회로 '21세기를 지향한 교육정책' 특별대담을 갖고 다문화 시대에 맞는 교육정책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조시 교수는 "캐나다는 다민족 포용에 성공한 '평화로운 사회'로 볼 수 있다"며 "그 비결은 다양성을 중시하는 캐나다인들의 정체성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캐나다에는 성인 이민자를 대상으로 최근 '왕따 방지(anti-bullying) 교육'도 시작했다"고 전했다.

조시 교수는 건강한 다문화 사회를 만드는 데는 정부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책이 큰 차이를 만든다"며 "한국은 캐나다와 달리 단일민족 정체성이 오랫동안 강했던 만큼 정부 역할이 더욱 크다"고 조언했다.

조시 교수는 "최근 한국 정부가 다문화 가정을 지원하기 시작한 것은 매우 감동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한국만이 갖고 있는 특수한 경험인 탈북자 자녀는 교육 수준이 낮고 자퇴율도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 "이들이 학교 교육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별도 프로그램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토니 리틀 교장은 "영국에선 다문화를 '분열'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있다"며 "소수 그룹을 존중하고 그들에게 자신을 표현할 기회를 주지만,주류로 편입되길 원하지는 않는다"고 우려했다. 이어 "민족끼리 융합하는 데는 언어도 상당한 장벽"이라고 덧붙였다.

설 차관은 "한국은 불과 4년 새 다문화 가정 학생이 배로 늘어 3만명을 넘어서 정부도 대학생 멘토링이나 대안학교 등을 통해 다양한 지원을 펼치고 있다"며 "두 분의 조언을 적극 검토해 더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김일규/임현우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