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김길태(33)의 정신상태를 법원이 재감정하기로 했다.

부산고법 제2형사부(김용빈 부장판사)는 13일 열린 공판에서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여 서울대병원에서 김의 정신상태에 대한 정밀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달 법무부 산하 국립법무병원 치료감호소가 김을 진단한 결과 반사회적 인격장애 외에 1차 검사에서 나타나지 않았던 측두엽간질과 망상장애를 발견했다.

검찰은 수사 진행과정에서 발견되지 않던 질환이 2차 조사에서 드러난 데 대한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더욱 면밀하게 조사할 필요가 있다며 재감정을 요청했다.

2차 감정에서 드러난 측두엽간질은 불면증과 공포감, 환청, 환각을 느끼게 하는 발작증세로 치료만 잘 받으면 정상적으로 생활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발작 중 행동을 기억하지 못하는 때도 있다.

김은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기억나지 않는다.

내 안에 또 다른 내가 있다.

"라는 등 자신의 혐의를 한결같이 부인했는데 3차 감정에서도 이런 질환이 발견되면 법정에서 형을 감경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은 올해 2월 24일 오후 7시7분에서 25일 0시 사이에 부산 사상구 덕포동의 한 주택에 혼자 있던 여중생 이모(13)양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연합뉴스) 박창수 기자 p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