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대상…전태일 40주기 추모 일환

"2·3·5호선 지하철 '전태일역' 탄생을 기원합니다."(아이디 @park2342)

24일 트위터에서는 '전태일역' 개명을 지지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랐다.

전태일 40주기를 앞두고 한 시민단체가 지난달 26일 별다른 역사문화적 의미가 없는 청계천 버들다리의 이름을 '전태일다리'로 바꾸자는 캠페인을 벌인 데 이어 전철역을 통해서도 전태일의 이름을 기억하자는 제안이 확산하고 있다.

전태일역 개명 운동이 트위터에서 본격화한 것은 지난 10일부터다.

아이디 '@Sid0831'이 서울 지하철 2·3·5호선이 지나는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의 이름을 '전태일역'으로 바꾸는 게 어떻겠느냐는 글과 함께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역 간판을 디자인해 올리면서 지지세가 커진 것이다.

동대문 인근 평화시장은 1970년 11월13일 공장 노동자 전태일이 분신한 곳이라는 점에서 이 제안에 공감이 간다는 게 해당 누리꾼들의 견해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은 1983년 9월16일 개통 당시 인근에 있던 동대문운동장의 옛 이름을 따서 '서울운동장역'으로 불리다 1985년 7월27일 '동대문운동장역'으로 바뀌고서 25년간 유지됐다.

지난해 11월에는 동대문운동장이 철거된 자리에 공원이 들어서면서 역명까지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으로 바뀌었다.

이를 두고 지역의 역사성을 고려하지 않은 탁상공론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많은 트위터 이용자는 '전태일역' 도안을 퍼 나르면서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보다 훨씬 더 좋은 역명"이라는 평가를 했다.

트위터에는 전태일 40주기를 추모하는 다양한 메시지도 올라오고 있다.

13일 촛불과 책을 든 전태일 만화캐릭터가 트위터에 올라오자 아이디 '@JJOHYO' 등은 "'태일이 캐릭터"를 휴대전화 바탕화면으로 설정하기를 제안합니다"라고 호응했다.

또 "'전태일 평전'은 우리 시대의 걸작이다"(@eezenn)라며 주변에 일독을 권하는 글도 재차 리트윗되기도 했다.

네티즌의 추모 열기가 예상 밖으로 달아오르자 전태일재단과 노동계 등 40주기 추모행사를 준비하는 측은 "이 정도일 줄 몰랐다"며 반색했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40주기 행사조직위원회'의 한석호 사무국장은 "누군가 동원해서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추모 열기가 일어나는 걸 보면 전태일 정신이 아직 유효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d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