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값이 치솟고 있다. 안정세를 보이던 배추 도매가격이 한 달 사이에 50% 넘게 뜀박질하고 무 마늘 양파 도매값도 25~28% 급등했다. 이상 한파 영향으로 채소 작황이 부진해 출하량이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26일 서울시농수산물공사 가락시장에서 배추 10㎏ 그물망 상품(上品)은 경락가격(경매를 통해 중도매인들이 낙찰받아가는 가격) 기준으로 7980원에 거래됐다. 지난주에 비해 30%가량 하락했으나 한 달 전보다는 101.3% 비싼 가격이다. 작년 이맘 때와 비교해도 47.7% 올랐다.

경락가격이 오르면서 중도매인들이 도매상들에게 파는 도매가격도 비싸졌다.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전국 주요 대도시에서 거래되고 있는 배추 상품은 ㎏당 965원으로 한 달 전보다 52.0% 상승했다. 농협하나로클럽 서울 양재점에서 소매로 판매되는 배추 한 포기 값도 3540원으로 한 달 전(1670원)보다 111.9% 올랐다.

올 들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무 상품의 도매가격도 한 달 전에 비해 26.5% 올라 ㎏당 1120원에 팔렸다. 깐마늘 도매가격(㎏당 7260원)도 한 달 전보다 28.7% 뛰었고,양파(㎏당 628원)는 25.8% 올랐다.

이처럼 채소값이 비싼 것은 올 들어 이상저온 현상이 자주 나타나 작황이 좋지 않았던 데 따른 것이다. '정식기'(모종을 밭에 옮겨 심는 것)인 지난 5월 말에서 6월 초 강원도 지역에 눈이 내리자 고랭지 배추와 무가 심한 냉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인창수 농수산물유통공사 과장은 "정식기 직후 급격하게 내려간 기온이 작황에 피해를 줘 생산량이 줄어들었고,무도 정식기 냉해피해를 입은 데다 지난 4년간 가격이 낮아 무 재배면적이 감소한 것이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박영구 농업관측센터 연구원은 "한파 피해를 입은 고랭지 배추 물량이 거의 소진되고 있어 지난달 10일 이후에 심어 8월부터 수확되는 배추와 무의 공급은 다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