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 고친다' 말만하고 한 게 뭐있나..성범죄 정부 책임 크다"

"그런 놈들은 당연히 사형을 줘야죠. 자꾸만 이런 끔찍한 일이 일어나는데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라도 사형을 집행했으면 좋겠어요."

2년 전 12월 안산에서 발생한 '조두순 사건'의 피해자 나영이(가명) 아버지(57)는 25일 여중생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김길태에게 사형이 선고되자 "사형 선고하면 뭐합니까. 집행을 안해 이런 놈들도 세금으로 목숨을 부지하는데"라며 울분을 삭이지 못했다.

나영이 아버지는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김길태 같은 놈들은 세상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바로 사형을 시켜야 한다"고 분한 마음을 억누르지 못했다.

그는 "정부, 국회에서는 제도.법 개선한다 말만 해놓고 한 게 뭐가 있냐"며 "이런 일이 일어날 때마다 대책만 세울뿐 아니냐"고 잊을만 하면 되풀이되는 아동 대상 성범죄는 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했다.

그는 "나영이가 부산에서 발생한 '김길태 사건'을 접하고서는 피해 여중생(13)이 자기 언니랑 나이가 같아서 그랬는지 언니한테 '문 잘감그고, 큰길로 다녀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상처가 너무 크구나 다시한번 느꼈다"고 말했다."(나영이가) 얼마나 상처가 컸는지 언니가 노출 심하거나 눈에 확 띄는 옷을 입으면 입지말라고 타이르는데 가슴이 미어지더군요"

나영이 아버지는 "우리 아이한테 한 짓을 생각하면 지금도 몸서리가 쳐진다"며 "성범죄자들은 아예 세상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국가가 더욱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최근 영등포에서 발생한 여자 초등생(8) 납치 성폭행 '김수철 사건'의 피해자 아버지를 지난 20일 아이가 입원한 서울의 병원 근처에서 만나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며 위로했다.

나영이 아버지는 "(피해자 아버지가) '애가 배가 아프다고 하고 말도 잘 안한해 어떻게 해야될 지 모르겠다'고 하는데 넋이 나갔더라구요. 어떻게 치료하고 대해줘야 하는지 제 경험담을 들려줬다"고 했다.

그는 "김수철 사건 피해 아버지에게 언제든지 연락주면 돕겠다고 힘내시라고 위로했줬는데 다시는 이런 끔찍한 일이 없도록 정부가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안산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gaonnu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