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우유'를 운영 중인 학교법인 연세대학교 등 수익사업 활동을 하고 있는 주요 대학 법인의 매출이 지난해 대체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경기 침체 영향으로 지난해 대부분 대학이 등록금을 동결함에 따라 재정 부담이 증가한 각 대학 법인들이 수익 다각화 등 매출 확대 노력을 기울인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학교법인 연대,지난해 매출액 2855억

각 대학이 최근 홈페이지에 공고한 2009회계연도(2009년 3월~2010년 2월) 법인수익회계 결산서에 따르면 연세대는 지난해 연세우유로 1483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을 비롯해 연세세브란스빌딩 임대 수익 등으로 총 2855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8회계연도 매출(2516억)보다 13.5% 증가한 수치다. 연세대 재단 관계자는 "국내 최초 유기농 두유인 '연세 프리미엄 유기농 두유' 등 첨단 생명공학 기술을 이용한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한 데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연세대는 영업이익에서도 재작년(345억)보다 20% 이상 증가한 419억원을 기록했다.

등록금 등으로 이뤄진 교비회계 및 법인일반회계와는 별도로 운영되는 법인수익회계의 경우 수익 일정액이 전입금 형태로 교비회계 등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본교 수익에도 영향을 미친다. 학교법인 연세대는 지난해 수익금 중 426억원을 본교로 전입시켰다.

학교 측은 "국가 재정 지원을 받는 국립대와 달리 사립대는 대학 운영에 필요한 막대한 재원의 확보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복합쇼핑몰인 '스타시티' 및 '건국유업 · 햄' 등 사업을 운영 중인 학교법인 건국대도 2009회계연도에 138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스타시티의 경우 재작년(99억원)보다 65% 증가한 164억원의 매출을 올려 고수익 재산으로 눈길을 끌었다.

한의학과로 유명한 경희대의 학교법인 경희학원은 '경희한약' 등 약재료 판매로 187억원(2008회계연도 18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방재료가공 학교기업'을 설립 · 운영 중인 경희대는 '홍삼녹용대보진액' 등 판매로도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고려대 법인인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은 서울 구로와 안암,경기 안산 등에서 각각 운영 중인 장례식장에서 201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장례식장은 부속병원과 달리 학교법인 사업에 포함돼 있다.

◆수익 다각화 노력

한국사학진흥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사립대학 법인의 수익사업체는 총 189개로 전문대학과 4년제 대학이 모두 400여개인 점을 감안하면 거의 절반이 돈벌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각 대학 법인들은 과거 안정적인 수익 보장과 전문인이 아니어도 관리가 가능하다는 이유 등으로 영위했던 임대업에서 벗어나 최근엔 대학 고유의 기능인 '교육'을 수익 사업화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어린이 영어교육을 위한 'SLP' 프랜차이즈로 교육 노하우를 수익사업화한 서강대가 대표적인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외대도 학교기업 'i-외대'를 세워 초 · 중학생을 대상으로 영어교육캠프를 운영 중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사립대의 경우 등록금 수입이 전체 학교 재정의 60~7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등록금 인상만으로 학교 재정을 유지하기에는 학생들의 부담 증가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며 "대학의 교육여건 개선 및 경쟁력 제고를 위해 수익사업에 뛰어 들고 있는 대학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또 다른 대학 관계자는 그러나 "사업 운영에서 손실이 났을 경우 피해는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라"며 "일부 대학의 경우 수익사업에 뛰어들 능력이 없음에도 경쟁적으로 나서 본연의 임무인 교육을 등한시하는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