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첫 우주발사체인 나로호(KSLV-I)가 10일 2차 발사 과정에서 비행 중 폭발해 추락한 것으로 알려지자 제작에 참여했던 기업들은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이번에는 지난 8월 1차 발사 때의 실패를 극복하고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던 만큼 실망감이 더했다.

하지만 거듭된 실패를 `성공의 어머니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기도 했다.

나로호 발사체의 전체 조립을 맡은 대한항공은 "온 국민의 기대를 모은 나로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되지 못해 안타깝다"면서 "두 차례 실패를 교훈 삼아 반드시 성공해 우주강국 시대에 조속히 진입할 수 있도록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우리나라의 위성개발 초기인 1993년부터 방송통신 위성인 무궁화 1ㆍ2호의 위성 본체와 태양전지판 구조물을 설계ㆍ제작하는 일에 참여하면서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축적했다.

이를 바탕으로 2003년 이후 8년간 나로호의 총조립 업체로서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

나로호 개발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한화는 "비록 또 실패했지만, 우주개발을 위한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 성공할 수 있는 귀중한 경험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화는 인공위성을 본궤도에 진입시키는 역할을 하는 추진체인 KM(kick-motor)과 발사체 구동장치 및 파이로테크 시스템 개발을 수행했다.

나로호 발사대 시스템을 주도적으로 만든 현대중공업은 "이번에 반드시 성공할 것으로 생각했으나 실패로 돌아가 매우 안타깝다"며 매우 아쉬워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그러면서도 "이번 실패를 헛되이 하지 않고 우리나라의 과학 기술과 플랜트 기술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나로호의 관성항법유도시스템을 공동 개발한 두산DST 등 나로호 제작에 참여했던 다른 기업들도 "성공을 거두지 못해 정말로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taejong7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