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물을 잃는 것은 조금 잃는 것이요,명예를 잃는 것은 많이 잃는 것이며,용기를 잃는 것은 전부를 잃는 것이다. "괴테는 삶의 용기를 이렇게 강조했다. 하지만 대중목욕탕이나 개소주를 내리는 건강원에 가보면 '용기'란 말이 슬그머니 '건강'으로 바뀌어 있는 걸 볼 수 있다. 그만큼 건강의 소중함을 누구나 공감한다는 뜻일 게다.

그런데 한국인의 실제 인식은 그렇지 않다. 건강을 하찮게 취급한다. 학생 가운데 컴퓨터 중독증 환자가 20%를 넘는다. 많은 직장인이 스트레스를 푼다며 술과 담배에 찌들어 산다. 연일 음주로 얼굴에 검붉은 빛이 도는데도 폭탄주는 어김없이 돈다. 그러는 동안 암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발병위험과 이로 인한 사망위험은 점점 올라만 가는데도 말이다.

1980년대 이전엔 '열량 빈곤' 사회였지만 지금은 비만이 건강의 최우선 공적(公敵)이 돼버린 '열량 과잉'시대다. 공급이 수요를 낳는다고 먹을거리가 쌓이다보니 저녁식사로 배가 빵빵한데도 '야참'을 찾는다.

정신적으로는 모두 피폐해 있다. 극심한 스트레스에 물질만능주의까지.상사들은 부하들의 개인주의가 서럽고,중간관리자는 낀 세대라 피곤하며,신세대는 선배의 일방적인 지시행태가 싫고 과중한 업무에 기겁한다. 그러나 이를 잘 견뎌내질 못한다. 과거에는 너무 참아서 스트레스로 화병이 도졌다면 요즘은 스스로 참고 극복하는 훈련이 덜 돼 우울증 불안장애에 걸리는 형국이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 방심하면 잃는다. 감기 고뿔이나 요통이나 암이나 다 같은 질병일 뿐 어느 하나 대수롭지 않게 여길 것은 없다. 예방하고 발병하면 그때 그때 치료해 중증으로 가는 싹을 잘라야 한다. 이를 위해선 건강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과학적인 지식을 쌓아가면서 몸소 올바른 생활수칙을 실천해야 한다.

한경 '베터 라이프' 헬스섹션은 이같은 책임감으로 독자에게 유익한 정보를 주고자 탄생했다. 아울러 헬스케어 산업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선도적인 의료기관과 제약 · 바이오 · 의료기기 회사와 연구자들의 노력을 널리 알려 이 분야의 진흥을 촉진하려는 의도도 있다. 건강 추구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베터 라이프가 이 같은 목적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

/정종호 과학벤처중기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