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능시험으로 불리는 SAT시험지를 빼돌린 사건이 해외에 이어 이번엔 국내에서 발생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 23일 오전 경기도 모 고등학교에서 열린 SAT 시험에서 각자 맡은 부분을 뜯어 달아나는 수법으로 시험지를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는 수험생 4명과 이들에게 시험지 유출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강남의 모 SAT 전문학원 강사 A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경찰 조사결과 수험생 중 한 사람이 감독관의 주의를 분산시키는 동안 나머지 3명이 시험 도중 시험지를 뜯은 뒤 시험이 끝나 어수선한 틈을 타 달아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렇게 뜯은 시험지를 합치면 하나의 완전한 시험지가 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유출된 시험지가 시차를 이용해 미국에서 시험을 치르는 유학생에게 보내졌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이들을 추궁하고 있다.

그러나 A씨 등은 "학원 수강생들을 가르치는 용도로 시험지를 가져왔다"고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이 지난해에도 같은 수법으로 3차례에 걸쳐 범행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미 교육평가원(ETS) 측의 진술을 토대로 여죄가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18일 태국에서 SAT 시험지를 빼돌려 미국에 유학 중인 고교생에게 이메일로 전송한 혐의로 서울 강남구 역삼동 E어학원 강사 김모씨(37)가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