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 기아자동차의 수출 차량 2300여대를 싣고 울산항을 출발해 사우디아라비아로 가던 영국 국적 화물선이 소말리아 해상에서 납치됐다.

실려있는 차량이 피해를 볼 경우에도 보험에 가입돼 있어 현대 · 기아차에는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

3일 현대 · 기아차와 외신에 따르면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해운업체 조디악사의 1만3000t급 화물선 '아시안 글로리'(Asian Glory)가 현대 · 기아차 수출 차량을 싣고 울산항을 출발해 사우디아라비아 제다로 향하던 중 지난 1일 밤(현지시간) 소말리아 동쪽 약 1000㎞ 해상에서 해적들에게 납치됐다.

조디악사 대변인은 AFP 통신에 "이 선박은 화물 수송을 위해 한국 업체가 임차해 차량을 싣고 극동에서 수에즈 운하로 항해 중이었다"며 "아직 해적들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현대 · 기아차 관계자는 "수출 차량은 대부분 소형차로 수출 대금은 이미 결제가 끝나 회사 측의 피해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화물선에 실려 있는 차량에 손실이 있을 경우 차량을 수입한 중동의 대리점이 보험 보상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화물선에는 불가리아인 8명을 비롯해 우크라이나인 10명,루마니아인 2명,인도인 5명 등 모두 25명의 선원이 타고 있었으며,한국인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소말리아 인근 해역에서는 4일 전 선원 26명이 탄 영국 국적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호에 이어 이틀 전에도 싱가포르 국적의 프라모니호가 해적들에게 피랍됐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