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꽝' 소리가 나더니 벽이 무너져 내렸고 순간 정신을 차릴 수 없었어요."

간질환자 정모(52)씨가 몰던 레간자 승용차가 광주 서구 화정동 모 병원 1층 현관 옆 벽면으로 돌진한 29일 오전 11시 25분께, 당시 벽면에 인접한 조제실에서 근무하고 있던 약사 김모(36.여)씨는 아찔했던 사고 순간을 이렇게 전했다.

자리에 앉아 서류 작업을 하던 김씨는 무너진 벽이 덮치면서 넘어졌고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다행히 한 뼘 만큼의 공간만을 남겨두고 차량이 멈춰 서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차량이 조금만 더 진입했더라면 정말 아찔했을 것이라며 정씨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무너진 벽 밖에서는 차를 빼내려는 듯 공회전 소리만 요란하게 들렸고 조제실 안쪽에서 작업을 하던 동료 지모(28.여)씨의 도움을 받아 정씨는 힘겹게 몸을 빼내 간단한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이 병원 관계자는 "사고 차량이 들이받은 곳은 환자들이 자주 왕래하는 곳으로 당시 현관 옆에서 자전거를 빼던 노인 환자가 치일 뻔했다"며 "인명피해로 이어지지 않아 다행이다"고 말했다.

산산이 깨진 병원 현관의 측면 유리와 높이 2m, 폭 1m로 구멍이 뻥 뚫린 현관 옆 벽면은 사고 당시 아찔했던 순간을 전해주고 있었다.

조제실과 병원을 연결하는 출입문은 무너진 벽이 덮치면서 통행이 힘들 정도였고 벽 구조물과 유리창은 일부만 남아 흉물스럽게 남아 있었다.

(광주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cbebo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