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새벽까지 제설작업..곳곳서 거북이 운행

전날 오후 수도권에 내린 눈이 영하의 날씨 속에 밤사이 얼어붙으면서 28일 오전 출근길에 교통대란이 빚어졌다.

차를 몰고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은 거북이 운행으로 지각 사태를 빚었고 교통혼잡을 예상한 시민들이 대중교통으로 몰리면서 전철과 버스 이용객이 급증했다.

서울에는 평균 2.6㎝의 많지 않은 눈이 내렸지만, 연휴 마지막 날이어서 제설작업이 지연되는 바람에 북악산길과 인왕산길 등의 차량 운행이 28일 오전 4시30분까지 통제됐다.

또 오전 9시 전후로 강변북로는 동부간선도로입구~반포대교 북단 4.5㎞ 구간과 상수동사무소~한강시민공원 5.3㎞ 구간 등에서 차량들이 시속 10~15㎞로 거북이 운행을 했다.

올림픽대로 역시 거의 전 구간에서 차량들이 시속 30~40㎞로 서행했고, 한남대교 남단~반포대교 남단 양방향에서는 차량이 거의 움직이지 않을 정도의 심한 정체를 보였다.

서울 시내 및 주변 주요 간선도로의 상황도 마찬가지여서 내부순환로에서는 마장동 분기점~용비교 남단 3.2㎞ 구간과 홍은나들목~성산진출램프 5.6㎞ 구간 등에서, 외곽순환로에서는 구리나들목~토평나들목 4.3㎞, 서운분기점~노오지분기점 5.3㎞, 장수나들목~중동나들목 4.4㎞ 등에서 지ㆍ정체 현상을 나타냈다.

동작대로와 시흥대로, 제물포길, 송파대로, 강동대로 등 주요 간선도로에서도 차량들이 가다 서다를 반복했고 주택가 이면도로 등에서는 제설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크고 작은 차량 접촉사고도 잇따랐다.

부천에서 서울 화곡동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해 지하철을 이용, 종로로 출근한 정모(35.여)씨는 "버스가 제 속도를 못 내 지하철까지 10분가량 더 걸렸다.

버스 뒷문이 얼어서 열리지 않는 바람에 제때 내리지 못한 사람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아침 교통 혼잡은 서울로 출근하는 직장인이 많은 수도권 외곽에서 특히 심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직장인이 늘면서 수원역에는 오전 6~8시 열차의 이용객이 20% 늘었고 전철 이용도 15% 증가했다.

수원시를 관통하는 1번 국도는 수원~안양 구간에서 양방향 모두 시속 30㎞ 미만으로 서행했고 병점~오산, 수원~안산 등 구간에서 차량이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더딘 흐름을 보였다.

버스 역시 거북이 운행으로 배차 간격이 벌어지며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경기고속 관계자는 "수원 오목천동에서 성남 남한산성을 오가는 710번 버스의 경우 평소 5시간가량 소요되는데 빙판길 탓에 오늘은 1~2시간 더 걸렸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하철 이용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오전 7~9시로 설정된 출근 시간대 전동차 배치를 30분 연장해 36편을 늘려 운행했다.

또 시내버스 501대를 추가 투입하고 개인택시 부제를 해제했다.

서울, 경기 등 지자체마다 염화칼슘을 뿌리거나 제설차를 동원해 밤새 눈을 치웠지만 쌓인 눈이 영하의 기온 속에 얼어붙어 빙판길로 변하면서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강설로 인한 교통혼잡은 전날 오후에 더욱 심했다.

고속도로와 일반도로 모두 엉금엉금 기어가는 차량들로 정체구간이 늘어나면서 인천에서 수원까지 가는데 승용차로 무려 6시간 가까이 걸렸다.

김포공항에서 제주.김해.청주 등 지방공항을 오가는 항공편의 이ㆍ착륙이 무더기로 지연되거나 결항하는 등 항공기 운항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전날 제주도와 전남 해안 일대에 내려졌던 대설주의보는 이날 오전 모두 해제됐다.

그러나 기상청은 29일께부터 경기.강원.제주의 산간, 충청.호남.서해안 등에 최고 20㎝ 안팎의 눈이 더 내릴 것으로 예보해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

(전국종합연합뉴스) 최찬흥 황철환 기자 c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