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교류ㆍ한글교육 확대 전망

한글을 공식 문자로 채택한 인도네시아 찌아찌아족 방문단 9명이 5박 6일의 서울 나들이와 문화 체험을 마치고 26일 귀국길에 오른다.

25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찌아찌아족 방문단은 이날 인사동과 남대문시장 등 시내 관광과 만찬을 끝으로 공식 일정을 마치고 26일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할 예정이다.

찌아찌아족의 이번 방한은 무엇보다도 처음으로 한국인과 직접 얼굴을 맞대고 서로 '한글로 맺은 형제'로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 21일 인천공항에 첫발을 디딘 아미룰 타밈 바우바우시장과 찌아찌아족 관계자들은 이튿날 서울시와 '문화예술 교류와 협력에 관한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서울시와 바우바우시는 상대 시에서 개최하는 각종 문화행사에 참여하는 등 문화예술 교류를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문화 교류 확대에 필요한 인프라와 물품, 인력을 지원하고 바우바우시 공무원을 대상으로 연수도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시가 바우바우시 중심가에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서울문화센터는 한글·한국어 교육이 문화, 산업교류로 이어지는 통로가 될 전망이다.

방한단이 훈민정음학회와 체결한 '한국센터 건립에 관한 의향서(LOI)' 역시 현지의 한글·한국어 교육을 활성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인 한글ㆍ한국어 교사 양성과 한글로 된 지역 역사서, 민담집 출간 등을 맡을 한국센터는 애초 지난 9월 착공하기로 하고 부지까지 마련했지만 LOI 체결이 늦춰지면서 일정이 지연됐다.

이번 방한에는 현지 공무원뿐 아니라 일선 교사와 학생, 주민들도 참여해 한국사회와 문화, 발전상을 직접 접할 수 있었던 것도 성과다.

한글이 찌아찌아족 사회에 뿌리내리려면 한글을 배우는 개인이 한국 사회를 직접 접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 이호영 교수는 "찌아찌아족의 이번 방한은 일반 학생들과 교사, 주민들에게 한국의 발달상을 보여줌으로써 이렇게 잘 살아보자는 동기, 지역발전에 대한 열망을 불러 일으켜 찌아찌아족 사회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한단의 찌아찌아족 고등학생 삼시르(16)군은 "한국말과 문화를 배워서 이곳 대학에 진학하고 싶다.

한글 연구자가 장래 희망이다"며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준비 부족으로 이번 방한이 예상만큼 내실있는 행사가 되지는 못했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바우바우시가 서울시와 체결한 '문화예술 교류와 협력에 관한 의향서(LOI)'나 '한국센터 건립에 관한 의향서(LOI)'는 애초 LOI보다 한 발짝 더 나아간 양해각서(MOU)의 성격을 띨 예정이었으나 절차상 문제로 의향서 수준에 그쳤다.

이호영 교수는 "우리와 달리 인도네시아에서는 지방자치단체가 해외 지자체와 MOU를 맺으려면 중앙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바우바우시 공무원들이 이러한 절차를 잘 몰라 계획에 다소 차질이 빚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하지만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번 사업을 반대하지 않고 적절하게 도와줄 의향이 있어, 큰 문제 없이 조만간 승인을 받아 본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mino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