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메트로 직원이 지하철 역사 석면 제거 공사 업자들에게 돈을 받고 부실공사를 눈감아줬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최근 부실공사 의혹이 불거졌을 때 서울메트로가 해명자료를 내고 이를 일축했던 점을 고려하면 서울메트로의 도덕적 해이도 도를 넘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22일 지하철역 석면제거 공사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업체로부터 수억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서울메트로 직원 위모(39)씨와 브로커 채모(39)씨를 구속하고 금품을 전달한 업체 대표 김모(45)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위씨는 2007년 6월부터 서울메트로 관련 부서에서 근무하며 방배역, 낙성대역, 경복궁역에서 석면 해체 공사를 하는 J사로부터 3억1천만원을 받는 등 최근까지 5개 역의 공사업체 3곳에서 4억5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위씨는 수사망을 피하려 차명계좌를 이용해 2억2천만원을 수수하고 최씨를 통해 2억3천만원을 받았으며 상당 금액을 유흥비 등으로 탕진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특히 위씨가 돈 받은 대가로 공사현장에서 석면이 검출된 경우에도 공사중지 명령을 내리지 않은 채 계속 공사를 진행할 수 있게 도와줬다고 전했다.

채씨는 또 이와 별도로 위씨 이름을 팔아 4개 업체를 상대로 공사 편의를 봐줄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속여 1억5천만원을 받은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서울메트로는 2호선 방배역을 시작으로 2007년 7월부터 2011년까지 1∼4호선의 9개 역사에서 석면제거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방배역 공사는 끝났고 낙성대역과 서초역, 봉천역 등에서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jesus786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