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각종 경기지표가 호전 조짐을 보이면서 2010년 경기에 대해 긍정적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채용시장을 이끄는 주요 대기업들의 내년 채용동향은 올해 수준이거나 소폭 증가할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정보업체 커리어(www.career.co.kr)가 14일부터 17일까지 매출액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10년 대졸 신입사원 채용계획'에 대해 전화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기업(77개 사)의 66.2%(51개 사)가 '채용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 기업이 밝힌 채용규모는 총 1만950명으로 올해(1만365명)보다 5.6% 소폭 증가했다.

아직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한 기업은 26.0%(20개사)였는데, 이들 기업이 예년 수준으로 채용을 진행한다는 전제하에 규모를 산출할 경우, 내년도 채용인원은 1만2306명으로 올해(1만1772명) 대비 4.5%로 증가하게 된다.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채용계획이 있다'는 기업응답 수가 전체의 70% 가까이 차지했으나 채용인원 수는 2009년 대비 크게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기업들이 올해 정부의 일자리 나누기 정책에 동참하면서 필요인력보다 훨씬 많이 채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커리어는 분석했다.

커리어의 한 관계자는 "실제로 전화조사에서도 기업 인사담당자의 응답이 엇갈렸다"며 "올해 신입사원을 적게 뽑아 내년엔 늘릴 것이라는 답변이 있었던 반면, 올해 일자리 나누기 차원에서 예년보다 채용인원을 늘렸기 때문에 내년엔 줄일 것이라는 기업도 많았다"고 말했다.

채용규모 증감여부에 대해서도 '올해 수준과 비슷할 것'이 59.7%(46개 사)로 가장 많았다. 이어 '증가할 것' 19.5%(15개 사), '감소할 것'과 '잘 모른다'는 각각 10.4%(8개 사) 순이었다.

하지만 '채용계획 미정'이 41.7%를 차지했던 지난해 12월 조사 때와 달리 올해는 내년도 채용계획을 수립한 기업이 많아져 고용시장이 회복되고 있음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커리어 이정우 대표는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여파가 고용시장으로까지 이어지는데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며 "하지만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했을 때 올해 고용시장이 서서히 안정세로 돌아서고 있는 만큼 내년에는 긍정적으로 지켜볼 만 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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