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선 메디컬 디렉터가 초기 단계이지만 선진국에선 이미 독립된 직업으로 자리잡았다. 영국의 경우 1000명이 넘는 메디컬 디렉터가 활동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이 같은 의사들을 위해 제약의학 펠로십 과정을 별도로 운영하는 의대도 많다. 국내에서도 메디컬 디렉터에 대한 관심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제약의학회에 따르면 1995년 9명에 불과했던 메디컬 디렉터는 현재 약 100명으로 늘어났다.

메디컬 디렉터가 제약회사에서 하는 일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신약 개발에 필요한 임상시험을 기획 · 조정하는 업무다. 신약의 종류에 따라 적합한 병원과 의사를 선택하고 임상시험의 절차와 유의점 등을 해당 연구자에게 교육한다. 약이 환자에게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판단하고 약이 개발된 후에는 윤리적 문제가 없는지도 검토한다.

둘째는 회사 경영자에게 의사와 환자의 관계를 비롯한 임상 현실에 대해 조언하고,의학적 근거에 기초한 마케팅이 이뤄지도록 학술적인 지원을 하는 것도 메디컬 디렉터의 중요한 업무다.

메디컬 디렉터가 되려면 먼저 의대나 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해 의사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인턴 · 레지던트와 같은 병원 실습 경력도 요구된다. 전문의나 의학 석 · 박사 학위는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다. 조직 생활을 해야 하므로 사회성과 의사소통 능력도 중요하다.

직업 전망은 좋은 편이다. 정부가 바이오 테크놀로지(BT)를 신성장 동력 산업으로 정해 지원을 늘리고 있는 데다 국내 제약산업이 매년 10% 이상 성장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약품 심사 기준이 까다로워지면서 각종 의학 자료를 심층 분석할 수 있는 의사들의 설 자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따라서 제약산업의 성장과 함께 능력 있는 메디컬 디렉터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게 제약업계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