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법 순천지원 재판부 순천 현장서

청산가리를 막걸리에 넣어 이 막걸리를 마신 아내(어머니) B(59)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재판 중인 A(59)씨와 A씨의 딸(26) 등 '부녀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사건'에 대한 재판부의 현장검증이 16일 전남 순천시 피해자 집 등에서 시행됐다.

검찰 측이 증거보완 등을 위해 요청하고 또 재판부도 증거에 대한 입증 등을 위해 필요로 한 이날 현장검증은 검찰 측에서 강남석 검사와 이번 사건 재판부인 광주지법 순천지원 형사 1부 홍준호 부장판사, 피의자 측 변호인단, 피의자 일부 가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번 사건 피의자인 A씨 부녀도 교도소 호송차에 타고 현장에 도착했으나 밖에서 진행되는 현장검증 상황만 지켜봤을 뿐 차량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고 현장검증이 끝나자 그대로 되돌아갔다.

이날 현장검증은 검찰 측에서 기소 내용에 따라 최초 막걸리가 놓였던 장소인 대문 앞 마당에서 집안으로 옮겨진 과정, 냉장고 등에 보관한 경위, 막걸리에 청산가리를 탄 과정 등을 시간대별로 차례차례 설명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청산가리를 보관했다는 창고, 막걸리에 탄 후 남은 청산가리를 버린 장소 등에 대해서도 설명이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재판부가 확인 질문을 하거나 변호인 측은 막걸리가 집안으로 옮겨진 과정이나 사건 시간대 등에 피의자 진술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등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또 A씨 부녀의 방을 비롯해 숨진 B씨의 방과 방안 집기 등도 둘러보는 등 검찰 측 주장에 대한 신빙성 확인을 위한 집중적인 검증작업이 펼쳐졌다.

이 밖에도 A씨의 딸을 추행한 혐의로 A씨 가족들로부터 피소되는 등 한때 사건의 범인으로 의심을 받기도 했으나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은 인근의 C모씨 집에 대해서도 현장검증이 시행됐다.

검찰은 C씨의 무고함을 강조했지만 피해자 가족 등은 검찰의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지난 10월 1차 공판을 시작, 지난 11일 8차 공판을 마친 재판부는 조만간 9차 공판 기일을 확정, 이번 현장검증 결과 등을 토대로 재판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사건은 지난 7월 6일 오전 9시 10분께 B씨 등이 집에서 가져온 막걸리를 순천시 황전면 천변에서 희망근로 참여자들과 나눠 마셨다가 B씨 등 할머니 2명은 숨지고 또 다른 2명은 막걸리를 바로 뱉어 목숨을 구했는데 당시 검찰은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던 이들 부녀가 막걸리에 청산가리를 타 이 같은 참변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이들 부녀를 범인으로 지목, 구속했다.

(순천연합뉴스) 박성우 기자 3pedcro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