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2년제 경영학 석사(MBA)보다 기간이 짧고 특정 분야를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대안' 성격의 단기 MBA가 학생들 사이에서 최근 주목받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 보도했다.

보통 1년 과정으로 진행하는 이들 석사 프로그램은 재무나 고급수학 등 전형적인 MBA 과목을 포함하면서도 일반적인 경영기법보다는 자산관리나 인수.합병 등 기술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춰 강의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경영과학에서 국제금융까지 어떤 분야든 `단기간 집중적으로' 파고들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특정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고자 하는 학생들이 이 과정을 밟고 있다.

각 대학도 수요에 발맞춰 이러한 특별 프로그램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세계적 대학 평가기관인 국제경영대학발전협의회(AACSB)에 따르면 이런 `단기 MBA' 프로그램은 눈에 띄게 늘어나는 추세다.

2008~2009학년도의 프로그램 숫자는 2006~2007학년의 614개보다 31개 증가한 645개로 집계됐다.

등록자 수도 2006~2007학년도 2만4천527명에서 2008~2009학년도에는 2만9천907명으로 크게 늘었다.

자산관리회사에서 일하다 애널리스트가 되고 싶어 미국 MIT대학 슬론 경영대학원의 1년 석사과정을 선택한 셰인 토치아나는 "덜 알려진 프로그램이긴 하지만 계량금융기법과 짧은 기간이라는 면을 고려하면 이쪽이 더 낫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MIT대를 비롯해 터프츠대, 벤틀리대, 영국 카스 경영대 등이 이런 `대안 MBA'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 프로그램 대부분은 아직 소규모로 운영되긴 하나 `5년 이상 관련업계 근무' 등 지원 규정이 엄격한 기존 MBA와는 달리 1~2년차 `초년생'에게도 문을 여는 등 학생 유치에 적극적이다.

WSJ는 이들 과정이 아직 전통적인 MBA만큼 알려지지 않아 졸업 후 일반 경영직에 취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특정 분야의 애널리스트와 같은 전문직이라면 2년제 MBA보다 경쟁력이 높을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pul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