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경찰서는 15일 도박빚에 시달리다 돈을 빼앗을 목적으로 함께 도박하던 사람을 살해한 혐의(강도살인 및 사체유기)로 의료기구 판매원 남궁모(34)씨를 구속하고 공범 박모(49)씨를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07년 12월11일 오후 6시께 서울 송파구 석촌동 박씨의 본가로 김모(49)씨를 유인한 뒤 마구 때려 현금 30만원을 빼앗고 실신한 김씨의 입을 테이프로 막은 채 자동차 트렁크에 감금, 김씨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같은날 송파구 잠실동 박씨의 자취방에서 박씨가 둔기로 때려 살해한 오모(52)씨와 김씨의 시신 두 구를 같은달 14일 오후 7시께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38번 국도 야산에 묻은 혐의도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들은 2007년 4월 송파구의 한 도박장에서 숨진 김씨와 오씨를 만났으며 "현금을 많이 갖고 다니는 김씨를 죽이고 돈을 빼앗자"고 오씨에게 제안했으나 오씨가 거부하자 박씨가 오씨를 살해했으며 이후 두 사람이 함께 김씨를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속된 남궁씨는 경찰에서 "카드 도박으로 많은 돈을 탕진하고 빚 독촉에 시달리던 끝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남궁씨는 도박으로 약 2천만원의 빚을 지고 있었으며 박씨의 빚도 약 4억6천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올해 9월 강원도 영월군의 야산에서 백골 두 구가 발견됐다는 언론보도를 접하고 시신의 신원을 조사해 실종신고가 접수된 오씨와 김씨임을 확인했다.

경찰은 2007년 12월11일 이후 백골이 발견된 곳 인근 휴대전화 기지국의 기록을 조회한 결과 그해 12월14일 시신이 묻힌 곳에서 약 2㎞ 떨어진 곳에서 남궁씨와 박씨가 통화한 기록을 확인했다.

박씨와 남궁씨는 두 사람을 살해한 뒤 연락을 끊었으며, 경찰은 신고보상금 1천만원을 걸고 박씨를 공개수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kind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