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3일간 평양방문을 마치고 어제 서울로 들어왔다. 때마침 어제 북한의 신종플루 치료를 위해 정부 · 여당이 타미플루 등을 제공키로 한 결정에 북도 즉각 수용 의사를 밝혀 왔다. 북 · 미 회담이 본 궤도에 오를 것인가 하는 희망적 관측과 함께,남북 사이에도 인도적 지원을 고리로 한 대화 국면이 자연스럽게 조성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낙관적 예측도 나올 만한 상황이다. 물론 아직 북의 6자회담 복귀라든가 궁극적으로 핵포기로 가기까지 갈 길은 멀지만 상호 신뢰구축을 위한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기대가 크다.

보즈워스 특별대표는 한반도의 완전 비핵화가 6자회담의 근본 과제라는 점을 북측에 강조했다며 이번 방북이 유용했다고 밝혔다. 북의 6자회담 복귀는 좀 더 두고 봐야겠지만 일정 부분 성과가 있었다는 얘기다.

앞으로 북 · 미간 후속 대화의 실행,대화의 방향과 논의내용 등 모두가 한반도의 평화안전과 직결될 수밖에 없는 만큼,북 · 미 양자간 협상이지만 우리로서도 결코 남의 일이 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 북 · 미 양자간의 어떤 논의도 기본적으로 한국과 함께 조율하고 공조가 이뤄져야 한다. 또 6자회담을 경유해 북핵폐기로 가는 길이라면 북 · 미 간의 진지한 대화에 우리가 응원을 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보즈워스 대표는 오늘 베이징,내일 도쿄,13일에는 모스크바를 차례대로 방문할 계획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북한은 이점 유의하지 않으면 안된다. 미국이 북한과 대화에 나서기는 했지만 결국은 6자회담을 지향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신종플루 대응을 위해 남북이 발빠르게 지원을 주고받기로 결정한 것도 크게 본다면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방북과 동떨어진 사안이 아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의 지원방침에 대해 북이 선뜻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받겠다는 의사를 밝힌 점이다. 이를 계기로 답보상태였던 남북간 대화가 잘 복원되길 바란다. 북한의 의료보건과 식량영양 상태,신종플루의 전염성을 감안할 때 감염환자는 발표보다 훨씬 심각할 가능성이 큰 만큼,기왕 지원한다면 제대로 도움이 될 정도의 규모가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