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에 따른 학생 수 부족현상이 현실화되면서 서울에서도 '학교 생태계 환경변화'가 생겨나고 있다. 서울의 한 여자중학교는 72년 만에 여학교를 포기하고 남녀공학으로 전환키로 했고,초등학교 학급당 학생 수가 사상 처음 20명대로 떨어졌다.

6일 서울시교육청과 관련 학교에 따르면 72년 전통의 상명여중(서울 노원구 중계동)은 여자중학교라는 학교명을 바꿔야 할 처지가 됐다. 이 학교는 내년부터 남녀공학으로 전환해 신입생 360여명 중 절반가량을 남학생으로 채우기로 했다. 상명여중은 1937년 12월 고(故) 배상명 박사가 설립한 상명여자고등기예학원의 후신으로,상명실천여학교와 상명여자상업학교를 거쳐 1946년부터 지금의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남녀공학 전환에 따라 학교가 할 일도 많아졌다. '참다운 여성이 되자''씩씩한 여성이 되자'는 교훈과 '여성'이 포함된 교가도 바꿔야 한다. 또 남학생을 위한 화장실 등 시설을 마련하고 수업 프로그램도 조정할 계획이다. 학교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지역 내 학생 수가 줄어 원거리 통학하는 학생들이 늘었다"며 "교육청 관계자들도 3년 정도 지나면 배정되는 학생 자체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또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발간한 '2009년 서울교육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으로 서울의 초등학교 학급당 학생 수는 작년의 30.2명보다 1.3명 감소한 28.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0년 전 37.3명보다 8.4명 줄어든 것이다. 중학교의 경우 지난해 34.7명보다 0.3명 줄어든 34.4명으로 조사됐다. 서울의 전체 초등학생 수는 작년 63만3486명보다 3만5000명 가까이 줄어든 59만8514명으로 60만명대가 무너졌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