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이식 거부반응도 극복

신장이식 실패에 따른 이식 거부반응과 혈액형 불일치로 새로운 신장이식이 힘들 것으로 보였던 말기 신부전 환자가 신장 재이식 성공으로 새 삶을 찾았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양철우(신장내과)·문인성(이식외과) 교수팀은 지난 1989년 첫번째 신장이식 이후 만성거부반응으로 이식된 신장의 기능을 상실한 채 만성 거부반응에 시달려 온 41세 여성(O형 혈액형)에게 B형 혈액형을 가진 언니(44)의 신장을 새로 이식하는데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시술은 지난 10월19일 이뤄졌으며, 두 사람 모두 건강하다고 의료진은 덧붙였다.

의료진에 따르면 이번에 신장을 재이식한 환자는 첫번째 신장이식을 한 후 만성 거부반응으로 이식 신장이 더 이상 기능을 할 수 없게 되자 지난 2007년 11월부터 혈액투석을 시작했다.

당시에도 이 환자는 신장 재이식을 하려 했지만, 기증의사를 밝힌 환자의 언니가 혈액형이 호환되지 않는 B형인데다, 적합한 혈액형의 공여가가 나타나도 첫번째 이식 실패에 따른 항체가 몸 안에 다량으로 형성돼 이식이 불가능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의료진은 이 환자에게 올해 7월부터 환자 체내의 항체를 제거하기 위해 `B임파구'에 대한 항체주사를 투여하고, 혈장교환과 면역글로불린 투여 등의 시술을 거쳐 새 신장을 이식했다.

이 결과 이식된 신장의 기능이 1주일만에 정상으로 회복됐으며, 1개월째에는 급성거부반응 없이 정상적인 이식신장의 기능을 유지했다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양철우 교수는 "이번 환자는 이미 체내에 항체가 형성돼 이식신장에 거부반응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은 `감작' 상태였다"면서 "국내 최초로 장기이식의 큰 장벽인 `감작'과 `혈액형 불일치'를 동시에 극복한 성공 사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