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까지 41곳 단계적 증설…이달 19곳 착공

내년부터 서울시내 빗물펌프장의 처리 능력이 단계적으로 확충돼 갑작스런 폭우로 인한 침수 피해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서울시는 2011년까지 3천596억원을 들여 침수 가능성이 큰 저지대 빗물펌프장 41곳의 시설을 3단계로 나눠 증설할 계획이라고 2일 밝혔다.

이는 최근 몇 년 사이 지구 온난화 등 기상 이변에 따른 태풍과 홍수로 세계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서울시의 현재 수방시설 능력으로는 게릴라성 폭우 등의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시는 이에 앞선 2002년부터 2006년까지 6천790억원을 투입해 빗물펌프장 19곳을 신설한 바 있다.

시는 이어 2011년까지 시내 저지대 빗물펌프장 41곳의 배수 처리능력을 3단계로 나눠 현재 시간당 75㎜에서 95㎜로 확대할 계획이다.

시간당 95㎜는 30년에 한 번꼴로 발생하는 큰 홍수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으로, 2001년 7월 서울에서 큰 침수피해가 났을 때와 같은 양의 집중호우가 쏟아져도 감당할 수 있는 정도다.

1단계 사업 대상지는 서초구 반포 빗물펌프장 등 9곳으로 이미 공사가 시작돼 내년 상반기 증설이 완료되며, 2단계 사업 대상지인 강서구 가양 빗물펌프장 등 19곳은 이달 공사에 들어가 내년말 마무리될 예정이다.

3단계 사업 대상지인 성동구 용답 빗물펌프장 등 13곳은 현재 설계용역을 발주 중이며 내년 9∼10월 착공해 2011년 12월까지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시설 확충과 함께 집중 호우 시 안전성 확보를 위해 시내 전체 빗물펌프장 111곳의 전기설비도 2중으로 보강된다.

시는 이밖에 하수관로를 확충하는 한편 홍수 때 물이 넘칠 우려가 있는 우이천 등 13개 하천의 둑을 강화하고 물의 흐름을 방해하는 노후 교량 12곳은 철거 후 재건설할 계획이다.

고태규 서울시 하천관리과장은 "선진국에서도 30년에 한 번 꼴로 발생하는 폭우를 기준으로 홍수 대비시설을 갖추고 있다"면서 "이 정도 시설이면 서울에서 비로 인해 침수되는 일은 거의 사라지게 된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서울에서는 2001년 7월 이틀간 310㎜의 폭우가 쏟아져 사상자 144명(사망 40명, 부상 104명)이 생기고 주택 9만여채가 침수된 바 있다.

또 1998년 8월에는 이틀간 378㎜가 내려 45명(사망 19명, 부상 26명)의 사상자와 주택 4만여채의 침수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p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