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으로 전국 철도가 5일째 파행 운행되면서 검찰과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철도노조 집행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대검찰청 공안부는 그동안 3차례 출석 요구를 거부한 김기태 철도노조위원장 등 집행부 15명에 대해 형법상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영장을 청구키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대검 관계자는 "이번 파업은 공공부문 선진화 반대,해고자 복직 등 근로조건 개선과 무관한 정치구호를 앞세운 명백한 불법 파업"이라며 "핵심 간부 중심으로 소환 대상을 선별해 조사한 뒤 법에 따라 엄정 처리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검찰과 경찰은 노조집행부 15명에 대해 이날 오전까지 출석할 것을 통보했으나 모두 불응했다. 경찰은 15명 외에 해고자로서 파업에 불법 가담한 3명 등 29명에게도 1차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검경은 코레일 측이 고소한 나머지 141명도 소환이나 체포영장 청구를 통해 모두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코레일은 파업으로 인한 피해가 커짐에 따라 노조집행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키로 했다. 코레일에 따르면 파업 첫날인 지난 26일부터 29일까지 영업손실은 총 47억6000만원에 달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파업기간에 코레일이 입는 피해액 전부를 청구할 것"이라며 "가담자 전원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멘트업체들의 피해도 현실화되고 있다. 파업에 대비해 전국 공장에 시멘트를 비축했지만 2~3일을 더 버티기 힘든 상황이다. 쌍용시멘트 관계자는 "생산 물량을 보낼 수도 없고 주원료인 무연탄도 제대로 수송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작년 무연탄 가격 상승으로 큰 손실을 입었는데 철도 파업으로 생산 물량마저 공급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하소연했다.

시민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이날 전철1호선으로 병점역까지 출근한 김모씨(30)는 "언제까지 아침마다 지각하지 않을까 조바심을 내야 하는 거냐"고 불평했다. 구로역에서 동인천역으로 출퇴근하는 박모씨(27)는 "출근하는 데 평소보다 25분 더 걸렸다"며 "시민을 볼모로 철도노조 배불리기를 위해 벌이는 철없는 파업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새마을호는 44회(평상시 74회의 59.5%),무궁화호는 202회(평상시 322회의 62.7%)만 운행했다.

한편 전국 화물차주(1만5000명)로 구성된 화물연대도 이날 철도파업에 동조하고 나서 산업계와 시민의 비난을 받았다.

김동민/이해성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