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장비 훔쳐 신분 위장

보도전문 방송사에서 훔친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촬영을 빙자해 여성 재연배우를 성추행하고 모델을 승용차에 감금한 2명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강제추행과 특수절도 등 혐의로 김모(28)씨를 구속하고 공범 김모(38)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지난 14일 오전 5시께 동작구 모 보도전문채널 보도국 사무실에 침입해 카메라와 전지, 마이크 등을 훔쳐 범행에 활용했다.

이들은 같은날 "베드신에 출연하면 60만원을 주겠다"고 속여 재연배우 A(32.여)씨를 경기도 부천의 한 모텔로 데려가서 리허설을 빙자해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이튿날 운전 장면을 촬영한다는 핑계로 모델 B(25.여)씨를 꾀어 렌터카에 감금한 채 2박3일간 경기도 일대를 돌아다닌 혐의도 있다.

조사 결과 김씨는 최근까지 해당 방송사에서 계약직 오디오맨으로 근무하며 외워뒀던 비밀번호로 사무실에 침입했고, 근무 중 입수한 국회 임시출입증 등을 이용해 기자나 PD 행세를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알려지지 않은 피해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김씨 등을 상대로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hwang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