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노인 674명 첫 조사결과

65세 이상 노인 100명 중 2명은 `퇴행성 엉덩이관절염(고관절염)'을 앓고 있지만, 정작 원인은 퇴행성이 아닌 선천적 이유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퇴행성 엉덩이관절염은 고령의 여성에게 특히 흔한데 오래 앉아 있다가 일어나 걸을 때 엉덩이 관절이 아픈 증상으로 시작해 점차 심해지면 허벅지를 벌리거나 펴는 관절의 움직임에 제한을 받게 된다.

오랜 시간 서 있거나 걸을 수 없는 상태가 되면 인공고관절치환술을 고려해야 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박문석.정진엽 교수팀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65세 이상 노인 674명을 대상으로 엉덩이관절염 유병률을 조사한 결과, 2.1%가 치료가 필요한 상태로 진단됐다고 30일 밝혔다.

의료진은 이 같은 퇴행성 엉덩이관절염이 자연스러운 노화의 과정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태어나면서 엉덩이 관절이 빠지는 `비구 이형성증(발달성 고관절 이형성증)'이 가장 큰 위험요인이라는 사실도 규명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비구 이형성증이 있는 경우 퇴행성 고관절염 발병 위험이 무려 10.2배나 더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박문석 교수는 "비구 이형성증이 있으면 한쪽 다리가 덜 벌어지는 등의 증상이 있지만 태어난 직후에는 발견이 어렵기 때문에 부모의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면서 "3개월이 지나면 증세가 뚜렷해지고 돌이 지나면서 걷기가 늦어지거나 엉거주춤 오리걸음을 걷는 등의 이상증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비구 이형성증을 신생아 때 발견하면 보장구를 이용해 비교적 간단하게 교정할 수 있지만 걷기 시작하고 나서 발견하면 피부를 절개하고, 탈구 부위를 직접 맞추는 등의 수술이 필요하다"면서 "더욱이 질환을 방치하면 자연 치유가 되지 않고 퇴행성 고관절염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정형외과 분야 권위지인 `퇴행성관절염과 연골(Osteoarthritis and Cartilage)'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