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가 전면 파업에 들어간 첫째날인 26일 파업 불참을 선언하고 일선 현장으로 복귀한 노조원이 50%에 육박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2시부터 모든 여객열차와 전동차가 정상 운행돼 교통대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화물열차의 경우 운행이 하루 4회로 줄어들면서 물류기지마다 운송물량이 쌓이고 있어 파업 장기화 때엔 산업현장 피해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파업 불참률 50% 육박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철도 노조가 무기한 파업을 시작한 지 10시간 만인 오후 2시 파업 참가 대상(필수인원 제외) 7551명의 43.4%에 해당하는 3277명이 "파업에 불참하겠다"며 현장으로 복귀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명분 없는 파업에 지친 노조원들이 속속 업무 현장으로 복귀하고 있다"며 "파업을 외면하는 노조원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 교통대란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원들의 복귀와 군병력 긴급 투입으로 KTX,새마을,무궁화,통근형 등 모든 여객열차는 정상 운행됐다. 수도권 전동차는 출근 시간이 지나면서 한때 운행률이 떨어지기도 했으나 낮 12시부터 군병력 117명을 긴급투입해 퇴근시간에도 평소처럼 전동차를 운행,시민들의 불편도 크지 않았다.

국토해양부는 파업 3일째인 28일까지는 열차와 전동차를 정상 운행하고 파업 4일째인 29일부터는 KTX와 통근열차는 정상운행,새마을과 무궁화는 평균 61.1%를 운행키로 했다. 수도권 전동차는 이용 승객 불편을 고려해 파업과 관계없이 정상운행할 방침이다.

◆시멘트업계 주말이 고비

수도권 최대 물량기지인 의왕내륙컨테이너기지와 부산항 등 물류기지는 사실상 업무가 마비됐다. 평소 하루 300회 다니던 화물열차가 4회로 줄어 수출입 컨테이너 화물 수송이 전면 중단된 탓이다. 특히 화물 운송을 철도에 의존하고 있는 시멘트 업계는 재고가 바닥나는 이번 주말이 고비로 예상된다.

쌍용양회 관계자는 "대부분의 시멘트 회사가 저장시설인 사일로에 2~3일분의 재고만 갖고 있다"며 "시멘트 업계 철도 수송량은 하루 6만5000t에 달해 파업 장기화 때엔 하루 2억~3억원의 물류비가 추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했다. 쌍용양회 철도운송량은 전체의 25.9%인 연간 300만t으로 철도에서 육송으로 운송수단을 변경하면 물류비가 50%가량 늘어난다.

한일시멘트 관계자도 "시멘트 생산물량의 70%가량을 철도로 실어 나르고 있어 철도역 인근에 쌓아둔 재고물량이 주말 정도면 바닥난다"고 하소연했다.

국토부는 화물수송 비상대책을 마련,당초 파업 3일째까지 4회만 운영키로 했던 화물열차를 하루 13회로 늘리고 컨테이너 화물은 자가용 화물차 유상운행 허용을 통해 해결키로 했다. 군 위탁 컨테이너 화물차 등 여유차량도 최대한 활용키로 했다.

한편 노동부 검찰 경찰 등은 대검찰청에서 공안대책실무협의를 열어 철도노조의 파업결정 과정과 이후 진행된 파업 형태 등에 대한 불법성 여부 검토에 착수했다. 정부는 불법 파업으로 판단되면 파업주도 노조원들에 대해 즉각 수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김동민/김병일/박민제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