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중 · 후반 이상 차장이나 부장 등 이른바 '고참'을 새롭게 바라봐야 한다는 주문이 나왔다. 이제까지 고참들은 조직 내 소통을 어렵게 만들고 정보기술(IT) 활용 능력이 떨어지는 퇴물 정도로 취급받았지만 베이비붐 세대 등장으로 이제 그들의 경험이 중시되는 소중한 인적자원으로 재평가받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6일 '고참의 재발견' 보고서에서 기업 조직에서 고참에 대한 이 같은 인식의 변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소는 우선 고참을 '임원이 아닌 45세 이상 간부'로 정의했다. 대졸 사원 채용이 본격화됐던 1980년대 중 · 후반에 입사한 인력으로 정년 퇴직까지 10년 정도 남은 계층이다.

연구소는 그간 고참이 임원과 신세대 사이엔 낀 어중간한 위치에 있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인터넷 휴대폰 등 IT기기의 소화능력이 뒤처져 신참보다 능력이 뒤떨어진다는 지적까지 받아왔다. 이러다 보니 높은 인건비의 주범으로 몰리기도 하는 것이 고참의 현실이었다.

연구소는 그러나 고참들을 문제계층으로 보는 시각은 고참들이 장기간에 걸쳐 근무함으로써 쌓게 된 노하우,전문성 등을 모두 잃어버리게 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베이비붐 세대가 기업에서 약진하는 시점에 이들의 중요성아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연구소는 고참들이 앉아서 이런 대접을 받을 수 있다고 기대해선 안 된다고 충고했다. 연구소가 제시한 '진정한 고참'의 조건은 네 가지.첫 번째는 솔선수범.기아 타이거즈의 이종범 선수가 표본이다. 전성기만큼의 실력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지만 팀을 위해 희생함으로써 후배들의 단합을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조건은 끊임없는 개선 의지다. 배노조 수석연구원은 "고참의 개선 의지는 조직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한다"고 말했다.

세 번째는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배워 전문성을 높이는 것이며 마지막은 부하 육성에 힘을 기울이는 것이다. 고참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후배들의 역량이 부족하면 조직의 지속 성장이 어렵기 때문이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