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대학 서로 상대방 상표에 무효심판 청구

경상대의 '경남국립대학교' 변경 신청에 경남대 반발..수십년째 갈등

경남 진주 경상대학교와 마산 경남대학교의 교명(校名)을 둘러싼 갈등이 결국 법적 분쟁으로 비화됐다.

경상대는 24일 경남대가 2005년 2월 특허청에 등록한 '경남대학교', 'KYUNGNAM UNIVERSITY', '慶南大學校' 3단 복합상표에 대한 상표등록 무효심판과 상표 불사용 취소심판을 최근 특허심판원에 청구했다고 밝혔다.

경상대 측은 경남대의 복합상표가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4호의 상표등록 불허 규정인 '지리적 명칭이나 약어 또는 지도만으로 된 상표'에 해당해 무효심판을 청구했다고 설명했다.

경상대 측은 '상표법은 지리적 명칭으로 된 상표는 특별함을 인정할 수 없어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허용하고 있으며 특정인에게 독점권을 부여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례를 그 근거로 제시했다.

이에 앞서 경남대는 지난 7월 초순께 경상대가 교명 변경을 위해 특허청에 등록한 '경남국립대학교'란 한글상표가 경남대의 서비스등록상표와 유사하다는 이유로 상표등록 무효심판을 제기한 바 있다.

경남대 측은 "경상대가 특허청에 등록한 경남국립대학교란 상표가 경남대와 비슷해 혼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커 무효심판을 청구했다"며 "1971년부터 사용해 온 '경남대학교'란 교명은 모든 이들에게 공인받은 독점적인 우리 대학만의 고유한 상표 권리"라고 주장했다.

한편, 1948년 경남도립 진주농과대학으로 설립된 경상대는 1968년 국립으로 전환되면서 당시 문화교육부에 '경남대학'으로 교명 변경을 신청했으나 거부당했으며 2004년부터 지금까지 3차례에 걸쳐 교명 변경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무위에 그쳤다.

경상대는 지난 6월 교육과학기술부에 또 다시 '경남국립대학교'로 교명을 변경해 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했고 경남대는 경상대가 유사한 교명으로 변경하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마산시민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교명 지키기에 나서는 등 두 대학이 갈등을 빚고 있다.

(진주연합뉴스) 지성호 기자 shch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