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사진)이 최근 직원들에게 내년부터는 '2주짜리' 휴가를 가라고 권유했다. 눈치를 보지 말고 길게 팍팍 가도 좋다는 뜻이다. 물론 국내에서다.

이 사장이 이러한 파격적인 발상을 한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국내 관광지 숙박시설 등 인프라 개선을 위해 공사 직원들부터 여행을 많이 가서 개발 수요를 창출하자는 취지에서다.

관광공사 직원들은 유럽의 긴 휴가문화에 익숙한 이 사장의 이러한 '뜻밖의' 권유를 반신반의하면서 받아들이긴 하지만,부담도 없잖아 보인다. 관광공사의 한 간부는 "연가가 25일인데 올해 5일밖에 쓰지 않았다"면서 "여름 휴가철에 3~4일 이어서 가는 것도 눈치가 보이는데 2주를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관광공사의 다른 직원은 "2주를 가면 드는 휴가비용도 만만찮을 것"이라며 '멍석을 깔아줘도 맘껏 놀지 못할 것 같은'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어쨌든 이 사장의 휴가장려책이 내년부터 직원들에게 어떠한 변화를 불러올지 관심이 쏠린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