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원 부담 '훌훌'..음식.숙박업소 특수
관광상품 개발, 특정시간대 지체해소 과제

국내 최장 교량인 인천대교(송도국제도시~영종도)가 19일 개통 한달을 맞는다.

인천대교는 지난달 19일 개통 이후 1일 평균 차량 통행량이 당초 예상치의 87%선을 기록하며 일단 안정적인 출발을 보이고 있다.

인천대교에 대한 관광수요가 급증하면서 대교로 연결되는 송도국제도시와 영종도의 음식점, 숙박업소 등은 특수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인천국제공항의 이용객이 줄어드는 여행 비수기인 내년 봄까지 인천대교가 안정적인 통행량을 확보하기 위해선 인천시와 정부가 장기적 관점에서의 관광객 유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개통 초기 주말.휴일에 인천대교엔 관광 차량이 특정 시간대에 몰려 심각한 교통 체증을 빚고 있어 여름철 관광 성수기 이전에 관련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1일 평균 통행량 3만대 훌쩍..관광 특수 효과

인천대교는 개통일인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약 1개월간의 1일 평균 통행량이 3만328대로 집계됐다.

이는 정부와 민간사업자가 당초 예상한 연 평균 1일 통행량 3만4천779대의 87.2% 수준이다.

개통 이후 첫 휴일인 지난달 25일에는 무려 5만5천739대의 차량이 인천대교를 이용, 예상 통행량의 160%를 달성하기도 했다.

민자도로의 경우 초기 통행량 확보가 사업의 성패를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인데 인천대교의 경우 초기 통행량은 비교적 안정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대교의 시간대별 통행량은 낮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는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 방향으로의 통행량이 많고, 반대쪽 송도국제도시 방향은 오후 2시~7시 통행량이 집중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인천대교 개통 전 영종대교 교통량은 1일 평균 6만2천대였지만 인천대교 개통 이후 영종도 지역의 총 교통량은 9만927대로, 2만9천대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인천대교 자체 관광수요와 을왕리.왕산해수욕장과 무의도 등 영종 지역 관광수요가 맞물리면서 전체 관광객 수를 늘리는 시너지를 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천대교를 둘러본 뒤 바닷가 횟집이나 조개구이점 등을 찾는 가족.연인 단위의 손님들이 급증하면서 용유.을왕.무의도 등 바닷가 식당의 주말 매출은 인천대교 개통 이전보다 배 가까이 늘었다.

을왕리해수욕장에서 조개구이집을 운영하는 이모(43)씨는 "인천대교 개통 뒤 손님이 1일 평균 30% 정도 증가했다"면서 "예전에는 주말 나들이객 위주였는데, 요즘은 평일에도 좌석이 거의 찬다"라고 말했다.

인근 덕교동의 레스토랑 관계자도 "서울이나 송도에서 인천대교를 건너 찾아오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면서 "인천대교 관광객이 워낙 많다 보니 주말에는 차가 막혀 예약 손님들이 1시간~1시간30분씩 늦는 경우도 적지 않다"라고 전했다.

송도국제도시의 특급호텔들도 인천대교 개통 효과를 보고 있다.

지난달 23일 인천대교 야경 투어.숙박.뷔페가 포함된 인천대교 패키지(세금 봉사료 별도 18만원)를 출시한 쉐라톤인천호텔은 개통 후 첫 주말인 24~25일 20건의 패키지 상품을 한꺼번에 판매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달 1일부터 올 연말까지 인천대교 개통 기념 숙박요금 할인행사를 진행 중인 송도메트로호텔 관계자는 "송도국제도시에서 숙박하고 인천대교를 이용해 인천국제공항으로 가는 신혼부부나 중국.동남아인 단체 관광객이 부쩍 늘었다"면서 "'인천대교가 가깝냐' '호텔에서 대교가 잘 보이냐' 등의 문의 전화도 1일 평균 10여건에 달한다"라고 말했다.

항공사들도 한국에 중간 기착한 레이오버(스탑오버) 고객의 1박을 위해 영종도나 서울의 호텔을 잡는 경우가 많았으나 인천대교가 들어선 뒤에는 송도지역 호텔에 레이오버 계약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편리해진 인천공항 가는 길


인천대교가 개통 초기부터 안정적인 통행량을 확보한 이유는 도로 이용의 편의성과 관광 수요의 확대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수도권 이남 지역에서 승용차를 이용, 인천국제공항으로 갈 때 인천대교를 이용하면 경인고속도로와 공항고속도로를 이용할 때보다 최장 20km까지 거리가 단축돼 소요시간을 40분 가량 줄일 수 있다.

여기에 '한국의 랜드마크'로 떠오른 인천대교를 보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관광객들도 대교 통행량 증가를 주도하고 있다.

인천대교 개통 이전 월미도에서 도선을 이용해 영종도로 이동했던 관광 차량들도 최근에는 인천대교를 많이 이용하고 있다.

인천시와 인천관광공사는 인천대교와 연계한 관광상품 개발에 본격 착수해 지역의 관광 명소로 만드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1월에는 인천대교 주탑과 야간 경관조명이 잘 보이는 영종도 남단에 인천대교 기념관이 오픈한다.

기념관은 대교 건설 과정과 만든 사람들에 대한 소개, 기록자료, 어린이체험관, 전망대 등을 갖추게 된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전시회, 음악회, 공연이 열릴 예정이어서 가족 단위 나들이객과 연인들의 데이트코스로 인기를 끌 전망이다.

시 산하 인천발전연구원은 인천대교 개통으로 유발되는 인천 방문객이 내년 275만명, 2012년 3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통행량 유지가 사업 성패 열쇠

인천대교 건설사업이 최종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선 안정적인 통행량을 꾸준하게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천대교는 개통 3~4주째로 접어들면서 1~2주차에 비해 통행량이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계속된 한파로 나들이 차량이 줄어든 탓도 있지만 개통 초기 주말 통행량이 폭주하면서 발생한 극심한 지체를 우려한 공항 이용자와 관광객의 방문이 줄어든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영종도 주민에 대한 인천대교 통행료 지원 시 조례가 내년 4월부터 시행됨에 따라 주민들은 인천대교 대신 1일 왕복 1회 통행료가 면제되는 신공항고속도로(영종대교)를 많이 이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인천대교 관광객을 지속적으로 유치하기 위해선 대교와 인근 지역을 아우르는 관광상품 개발이 필요하다.

현재 영종도 지역은 관광특수를 누리면서도 관광서비스 환경이 열악하고 체계적인 마케팅이 부족해 인천대교 개통으로 찾아 온 좋은 기회를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시와 정부 차원에서의 관광상품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특정 시간대에 통행량이 몰려 발생하는 지체 현상에 대한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

인천대교는 주말.휴일에 관광객이 집중돼 영종도 요금소 주변에서 심각한 체증을 빚고 있다.

인천대교㈜는 이용자들의 불편 해소를 위해 요금 징수원을 복수로 배치하고, 현금 징수 창구를 늘리는 등의 단기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인천대교㈜ 관계자는 18일 "인천대교는 정부와 민간사업자가 초기 통행량을 과학적으로 산정하고 사업 구조를 합리적으로 세운 민자사업의 모범사례로 볼 수 있다"면서 "톨게이트 시설을 확충해 지체 현상을 근본적으로 해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통행량의 주말 쏠림 현상에 대해서는 면밀한 조사를 거쳐 국토해양부, 인천시와 대책을 협의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인천연합뉴스) 신민재 기자 sm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