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부터 박성민씨(55)는 가끔 오른쪽 팔다리가 저리면서 힘이 빠졌다. 이런 증상은 지난 7월 이후 빈도가 잦아지면서 증상도 악화됐다. 몸의 오른쪽 부위가 늘 저리고 눈꺼풀 경련이 자주 일어나며 얼굴이 반복적으로 실룩거려졌다. 뒤늦게나마 심각성을 깨닫고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광동한방병원을 찾았다. 맥진을 거쳐 전정기능(眼震) 및 평형기능 검사,경동맥 및 경두개 도플러 혈류검사(TCD)를 해보니 뇌혈관질환의 초기 증상이었다. 석 달간 한방치료를 받고 나니 손발저림이나 근육경련 등의 증상이 사라졌다.

광동한방병원 뇌기능센터는 서양의학적 진단법을 활용하되 치료는 한의학적 원리를 적용,뇌졸중 전조증상을 조기에 발견해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하고 뇌졸중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환자의 재활을 돕고 있다. 문병하 대표원장이 하루에 10여명,연간 3000명 안팎의 환자를 보면서 임상 노하우를 축적해왔다. 뇌 혈류가 원활하지 못한 중풍을 비롯한 치매 어지럼증 수전증 두통 안면마비 구안와사 등이 주된 치료 대상이다.

환자가 찾아오면 문진,맥진,혈액검사 등을 거쳐 환자의 과거 병력이나 증상의 성격,특정 장기의 문제 여부 등을 확인하고 전정기능 및 평형기능 검사를 통해 대뇌 소뇌 등 중추신경계의 기능 이상을 진단한다. TCD 검사로 뇌혈관질환의 이상 여부도 파악한다.

치료는 뇌 추나(推拿)요법을 중심으로 침,뜸,한약 처방이 동시에 시행된다. 추나요법은 팔다리 갈비뼈 경추 두개골 구개골(입천장뼈) 등에 물리적 자극을 가해 뇌기능을 활성화하는 방법이다. 한약은 뇌기능을 향상시키고 혈압과 혈중 지질을 낮춰주는 거풍탕(반하 천궁 세신 등)이나 청폐사간탕(갈근 대황 황금 등)이 체질에 맞게 처방된다. 이 병원은 광동제약 중앙연구소와 한국한의학연구원의 품질검사를 거친 인증제품만 사용하고 있으며 국내에선 처음으로 저온 약재보관 시스템에 한약재를 저장해 관리해왔다. 문병하 원장은 "전조 증상이 나타난 경우의 신속한 예방적 치료와 뇌졸중 발생 후 사후관리에는 한방치료가 적합하다"며 "1개월 이상 치료받은 환자의 약 84%에서 증상이 호전됐다"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