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자 속 세균이 비만의 원인?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12일 인터넷판을 통해 소화관에 살고 있는 박테리아가 체중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다이어트의 3요소라고 여겨졌던 운동과 식이요법 그리고 유전자에 비하면 장 박테리아가 체중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무시돼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장관(腸管)과 결장에서 산소 없이도 서식할 수 있는 수십조 개의 세균 덩어리인 장내 미생물균체(microbiota)가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칼로리를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의학전문지 '병진의학'에 실린 새로운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장내 미생물균체는 칼로리를 지방으로 변환할지 조절하는 역할을 수행해 결과적으로 몸을 뚱뚱하게 할 수도, 마르게 할 수도 있다.
이번 보고서는 앞서 쥐를 이용한 실험 결과를 뒷받침해주는 것인데, 워싱턴 대학의 제프리 고든 연구팀은 쥐의 장내 미생물균체를 분석한 결과 비만 쥐에서는 피르미쿠트 계열의 세균이 많고 박테로이데트 계열이 적었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정상 쥐는 박테로이데트가 많고 피르미쿠트가 적은 반대의 구성비율을 보였다.
그러나 새로운 보고서를 위해 다시 쥐 실험을 수행한 고든 연구팀은 이번엔 인체 장내균총을 쥐에 이식해 실험의 정확도를 높였다.
그 결과 페르미쿠트의 비율이 높은 쥐가 그렇지 않은 쥐에 비해 뚱뚱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서구식 고지방 고당분 음식물을 섭취한 쥐와 채식 위주의 음식물을 섭취한 쥐 사이의 장내균총 구성물질 변화인데, 서구식 식사를 한 쥐는 하루가 지나기도 전에 페르미쿠트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비만 연구에서 미개척 영역으로 남아 있던 장내 미생물균체가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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