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위원장인 정병헌 숙명여대 교수는 12일 "지난 6, 9월 모의평가와 비교해 언어, 외국어영역은 비슷하거나 쉽게, 수리영역은 보다 쉽게 출제되도록 검토위원들의 의견을 충실히 반영했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난이도는 전반적으로 지난해 수능시험의 수준을 유지하되 일부 영역에서 조정했고 EBS 수능방송과의 연계 정도 역시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전체적인 난이도 수준은.
▲전반적 난이도는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되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이 같이 제공되므로 선택과목 간 난이도를 조정하고 등급이 안정적으로 산출될 수 있도록 쉬운 문항과 어려운 문항을 적절히 안배해 변별력을 갖추도록 했다.

--난이도가 올해 두 차례 모의평가 때와는 어떻게 다른지.
▲언어, 수리, 외국어영역이 문제였다.

언어, 외국어는 지난 6, 9월 모의평가 수준과 비슷하거나 쉽도록 고려했다.

수리는 보다 쉽게 출제되도록 검토위원들의 의견을 충실히 반영했다.

--4교시 시험 일부 문제에 오류가 있어 재배송했다는데.
▲오류는 아니다.

문제가 미리 완성된 상황에서 오타가 발생했다.

그냥 보내도 지장 없지만 수험생들이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어서 정정지를 보냈다.

재배송한 게 아니다.

학생들이 착오 없게 임할 수 있도록 했다.

4교시에 출제되는 문제라 정확히 말해줄 수는 없다.

지문에서 6번 정도 반복돼 나오는 용어인데 마지막 한 글자에 오타가 생겼다.

정정지에는 잘못된 부분과 바로잡은 것을 제시했다.

--제2외국어영역에서 전체 평균점수가 낮아 한두 문제만 잘 찍어도 표준점수가 상당히 높아지는 문제는 어떻게 해결했나.

▲아랍어는 고교에서 전혀 안 배우는데, 그래서 다른 과목을 이수한 학생도 아랍어를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

현재 체제로는 이를 수정하기가 어렵다.

다만 한글로 번역해 각 외국어영역 위원들이 전부 모여서 난이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했다.

이 문제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충분한 연구를 한 뒤에 해결책이 나와야 할 것이다.

--아랍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원점수를 공개할 의향이 있나.

▲대학별로 입학전형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가 관여할 문제가 아니다.

백분위나 표준점수 등을 공개하도록 한 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문제점이 있더라도 현행대로 유지할 수밖에 없다.

뾰족한 방법이 없는 형편이다.

계속 연구하겠다.

--EBS 연계 출제 방향은 지난해와 구체적으로 달라진 게 없는지.
▲각 출제위원에게 문제가 발생하면 수정할 때 EBS를 반영토록 노력해달라고 요청했다.

기출문제 시비에서 벗어나려 똑같은 지문이 나오지 않도록 했기 때문에 EBS에 연계됐는지 체감은 잘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최선을 다했다.

--기출문제라 하더라도 핵심내용은 다시 출제하지 않을 수 없을텐데.
▲항상 고민하는 부분이었다.

올해뿐 아니라 이전 수능에서도 항상 문제가 됐던 부분일 것이다.

다만 중요한 문제라면 묻는 방식이라든가 추론이라든가 하는 부분을 바꿔 동일한 문제 유형이 나오지는 않도록 노력했다.

--지난번 평가원장 인터뷰에서 수능 난이도와 관련해 작년과 비슷하겠지만 외국어는 약간 올리고 수리는 좀 낮춘다고 했는데 그렇게 됐나.

▲작년 수능보다 지난 6, 9월 모의평가에 치중해 쉽고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도록 노력했다.

작년 수능보다는 약간 쉬운 방향으로 출제됐을 것이다.

--영역별 난이도가 구체적으로 어떤가.

까다로운 문항을 어떻게 안배했나.

▲탐구와 제2외국어는 과목간 형평성 유지에 초점을 맞췄다.

언어, 수리, 외국어는 난이도에 초점을 맞췄다.

까다로운 문제, 중간 수준 문제, 평이한 문제를 골고루 섞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다만 쉽게 출제했다고 생각하지만 상대적이어서 수험생이 어떻게 느낄지도 고려해야 할 문제다.

--수리영역 가, 나형으로 구분해서 6,9월 모의평가와 비교해서 어떤가.

▲수리 가, 나는 사실상 수험생 집단 등이 달라 다른 과목이라고 봐야 한다.

나형의 경우는 평이한 문제로 출제했다.

가형은 고난도 문제 가미해 변별력을 유지하도록 했다.

6, 9월 모의보다는 쉽게 출제하려고 노력했다.

--올해는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몇 개 씩 나왔나.

▲전부 새로운 유형의 문제일 수밖에 없지만 새로움, 특이함 등을 추구하지는 않았다.

평이하게 접근하고 풀 수 있도록 노력했다.

--언어에서 EBS를 참고했다고 했는데 교과서 지문은 얼마나 활용했나.

▲동일한 지문은 문학 외에는 없다.

이미 지문을 읽은 경우 풀이에 상당한 이점을 갖는 것을 피하려고 노력했다.

이 때문에 상당한 애로가 있었다.

--작년 수리 가, 나형의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가 컸다.

일부 대학은 교차지원이 가능한데 최고점을 맞추려 노력했나.

▲가, 나형 문제는 서로 다른 교과목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단순 비교는 곤란하지만 그런 문제를 충분히 고려하고 차이를 없애기 위한 노력을 많이 기울였다.

일률적으로 맞추기는 어렵다.

--작년 탐구영역도 과목별로 최고점 차이가 컸는데.
▲그런 문제 때문에 과목간 교차 검토 기회를 더 줬다.

최대한 노력했지만 학생 수준에 차이가 있어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다.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ah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