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결정하기 위해 검토에 들어간 두 가지 시나리오엔 각종 수치가 나온다.

유력한 감축안으로 알려진 시나리오3은 2020년 BAU 대비 30%, 시나리오2는 27% 줄인다는 것.

BAU(Buiness As Usual)는 지금의 정책을 유지할 때 예상되는 배출 전망치를 말한다. 경제성장률 유가 등 각종 변수를 감안해 에너지경제연구원 등 8개 국책 연구기관이 도출한 추정치다. 연구 결과 2020년 한국은 한 해 8억1300만t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으로 추정됐다.

정부가 시나리오3을 감축 목표로 결정하면 2020년엔 8억1300만t보다 30% 줄어든 5억9000만t을,시나리오2로 결정하면 27% 감소한 5억6900만t을 배출하도록 감축 노력을 해 나가겠다는 의미가 된다.

정부는 'BAU 대비'라는 기준과 함께 2005년 실제 배출량(5억9400만t)과 비교한 수치도 동시에 사용하고 있다. 이를 시나리오3에 따른 전망치(5억6900만t)와 시나리오2에 따른 배출 전망치(5억9000만t)와 비교하면 각각 '약 4% 감축''동결 수준(0%)'이 되는 것이다.

'BAU 대비 30% 감축'이 '2005년 대비 4% 감축'으로,'BAU 대비 27% 감축'이 '2005년 대비 동결'과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 것도 그래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은 한국을 포함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중국 인도 등 개발도상국의 동참을 끌어내기 위해 BAU를 기준으로 감축 목표를 정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BAU로 감축 목표를 선언하면 명확한 실적을 기준으로 삼은 '2005년 기준'보다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정책을 펴 나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향후 3~4%로 가정한 경제성장률이 5~6%로 갑자기 올라가면 그만큼 배출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유가가 급등하면 에너지 소비가 줄어 반대로 추정치 자체가 줄어들 수도 있다. 비의무감축국인 한국이 자발적으로 정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국제사회의 이해를 구할 수 있다는 논리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굳이 '2005년 기준'을 병용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한다. 한 관계자는 "2005년 실적과 비교해 '동결 수준' 또는 '4% 감축'으로 표현할 경우 우리나라가 온실가스를 별로 줄이지 않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며 "국제적인 권고에 따라 BAU 대비 감축 목표를 일관되게 사용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산업계는 2005년 대비 동결 수준인 시나리오2도 현재 배출량이 늘어나는 현실을 감안할 때 달성하기 쉽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