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75만명에 프로야구단도 없는 안산시에 웬 돔구장.'

경기도 안산시가 2012년 10월 준공을 목표로 4200억원을 들여 프로야구장용 돔구장(조감도)을 짓기로 해 화제다. 대구와 광주광역시도 최근 포스코건설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돔구장 건설을 서두르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돔구장 건설에 뛰어드는 이유는 뭘까.

◆지자체 추진 배경 '3시 3색'

박주원 안산시장은 "반월공단과 시화공단으로 각인된 도시 이미지를 새롭게 바꾸고 스포츠문화산업을 육성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고 돔구장 건설 배경을 설명했다. 박양복 안산시 돔구장 추진1계장은 사업자 선정과 관련,"안산시를 연고지로 하는 프로야구단을 유치하는 업체에 가점을 줄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구시의 돔구장 건립계획은 대구야구장이 전국에서 가장 낡았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1948년 준공된 대구시민운동장 내 야구장을 1981년 한 차례 증축한 것이어서 3루 측 덕아웃은 정밀 안전진단 결과 최하위인 E등급을 받았다. 광주시도 2015년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유치를 계기로 국제스포츠 · 레저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현재 기아타이거즈 홈구장으로 쓰이는 무등경기장을 대체할 돔구장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대규모 파급 효과도 지자체들이 돔구장 건설을 추진하는 요인이다. 대구시는 돔구장 건설 때 2조60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1조1000억원의 부가가치유발 효과,1300여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구시 정하진 체육진흥과장은 "주변지역 개발효과까지 합치면 10조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복합 테마타운으로 짓는다

이들 3개 지자체는 돔구장 주변에 각종 부대시설을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안산시는 돔구장을 스포츠복합콘텐츠 인프라로 활용할 방침이다. 오페라,콘서트,전시회 등 대형 공연 · 전시 공간으로 제공하고 야구박물관,실내아이스링크 등도 마련한다. 안산시 측은 "수익시설로 호텔 백화점 명품아울렛 실내스키장 워터파크 등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대구시는 지난달 29일 포스코건설과 대구스타디움 인근 체육공원 내에 돔 야구장과 워터파크 등 복합테마타운을 조성하는 MOU를 체결했다.

광주시도 돔구장이 들어설 지역에 최소 100만평 규모의 스포츠 레저 복합신도시를 개발키로 하고 현재 그린벨트 2곳을 검토 중이다.

◆남는 장사인가

돔구장 건설을 추진 중인 3개 지자체는 "민자유치 방식으로 진행돼 혈세가 낭비될 우려는 없다"고 잘라 말한다. 안산시 측은 "민간 사업자에게 주상복합부지를 제공하고 돔구장 건설비를 부담시켜 세금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히려 대형 문화예술행사 유치,게임파크 등 수익시설 활용,발광다이오드(LED)광고판 및 시즌권 판매,주차장 등 부대사업을 통해 연간 10억원의 이익을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면밀한 수요예측 검토 없이 '일단 짓고 보자'는 주먹구구식 행정을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일부에서는 "지자체들의 요구와 지역민심에 밀려 무리하게 건립됐다가 적자 운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지방공항들의 사례가 되풀이되지 않으려면 돔구장 건립에 앞서 수요예측 등이 면밀하게 검토돼야 한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인천=김인완/광주=최성국/대구=신경원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