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감염 우려가 커지면서 일선 고교들이 1~2학년 학생들을 중심으로 고사장 앞에서 매년 해오던 `고득점 기원 응원전'을 자제하기로 하는 등 경기도 일선 고교의 응원전 풍속도가 달라지고 있다.

이에 따라 매년 수능 예비소집일과 당일 고사장 앞에서 펼쳐졌던 고득점 기원 격문 부착이나 구호 외침, 노래 제창 등 후배 학생들 중심의 이색응원전 풍경은 쉽게 찾아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9일 도 교육청과 일선 고교에 따르면 도내에서는 1만6천173명의 응시자들이 오는 12일 235개 학교와 병원에 마련된 6천690개 고사실에서 201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를 예정이다.

신종플루 확산으로 전체 고사장 가운데 학교에 470개, 병원에 16개 등 모두 486개의 신종플루 관련 특별고사실이 설치된다.

이처럼 신종플루 감염 우려가 커지면서 수능 예비소집일과 당일 수험생을 격려하기 위해 1~2학년 후배 학생들을 중심으로 매년 해오던 응원전을 자제하는 학교가 늘고 있다.

수원지역 전체 37개 고교 교장들로 구성된 수원교육청 협장위원회는 지난달 29일 협장단 회의를 열어 각 학교의 학생회와 동아리 중심으로 매년 해오던 고득점 기원 응원전을 자제하도록 의견을 모으고 관련 공문을 각 학교에 시달했다.

수원 효원고의 경우 후배 학생들이 수능 예비소집일과 당일 교문 앞에 모여 고3 학생과 모교를 졸업한 수험생 선배들을 격려하기 위해 커피를 타 주고 꽹과리를 치는 등의 응원전을 하지 않기로 했다.

또 매년 수능 예비소집일 전날 운동장에 수험생들을 1~2학년 학생들 사이에 세워놓고 하던 고득점 다짐대회를 올해는 신종플루 감염을 우려해 후배 학생들과의 간격을 더 벌리고 수험생들을 한쪽으로 떼놓은 뒤 진행하기로 했다.

성남지역 31개 고교 교장들로 구성된 협장위원회도 학생들의 신종플루 감염을 우려해 매년 모교 수험생들이 시험을 치르는 고사장에서 1~2학년 학생들 중심으로 해온 응원전을 올해는 하지 않기로 했다.

김수태 성남지역 고교교장단 협장위원장(분당정보산업고 교장)은 "1-2학년 학생들이 새벽부터 고사장 앞에서 진을 치고 응원을 하면 오히려 수험생들이 차분하게 마음을 다지는데 방해가 될 수 있고 플루 감염 우려도 커 올해는 성남시내 모든 고등학교는 일체 응원전을 안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안양 평촌고도 각 고사장 정문 앞에서 고3 수험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1~2학년 학생들이 매년 해오던 응원전을 올해는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평촌고 관계자는 "작년까지 동아리회 학생들은 전날 밤부터 선배들이 시험보는 고사장 앞에서 밤을 새가며 시끄럽게 응원전을 벌여 인근 주택가에서 민원이 적지 않았다"며 "올해는 고3 교사의 상당수가 감독관으로 차출돼 현장지도가 어려운데다 플루 감염도 우려돼 학생들에게 취지를 설명하고 응원전을 자제토록 설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원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gaonnu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