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ㆍ군부대 단체헌혈 취소ㆍ연기 잇따라
보유량 3.2일분으로 적정량(7일분)에 태부족


신종플루로 인해 학생이나 군인들이 단체헌혈을 꺼리면서 혈액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29일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현재 농축적혈구 보유량은 1만5천756 유니트(하루 소요량 4천881 유니트)로 3.2일분에 불과해 적정 보유량인 7일분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혈액형별 농축적혈구 보유량을 보면 O형이 1천936 유니트로 1.4일분에 그쳐 수급 상황이 가장 심각하고, A형은 3천203 유니트(1.9일분), AB형은 2천298 유니트(4.2일분) 등이다.

B형의 경우 8천319 유니트로 6.5일분을 보유하고 있어 그나마 나은 편이다.

혈액관리본부는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9일 이상 쓸 수 있는 양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신종플루가 맹위를 떨치면서 헌혈량이 갈수록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헌혈 감소에는 신종플루의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헌혈자 가운데 개인 헌혈이 65%, 단체 헌혈이 35%를 차지하는데 단체 헌혈의 주요 대상인 학생이나 군인들이 헌혈을 취소 또는 연기하면서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다고 혈액관리본부는 전했다.

각급 학교가 개학을 시작한 8월부터 최근까지 단체헌혈을 하기로 예약해놓았다가 연기 또는 취소한 단체는 206곳에 이르며 인원은 2만5천520명에 달한다.

또 단체헌혈을 섭외하는 과정에서 신종플루를 이유로 연기를 요청한 단체도 80곳(1만4천여명)이나 된다.

이로 인해 지난달부터 이달 18일까지 단체헌혈자 수는 11만8천77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만6천329명에 비해 18.8%나 감소했다.

이밖에 헌혈전 문진에서 발열 등 감기 증상을 보이는 경우와 1개월 내에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 등은 헌혈 부적격자로 분류되고, 헌혈 이후라도 신종플루 의심 증상을 보여 연락해오면 해당 혈액을 폐기하는 것도 혈액 보유량 감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혈액관리본부는 교육과학기술부, 국방부 등 각 부처에 협조 공문을 보내고, 일부 헌혈의집 폐점 시간을 오후 6시에서 2시간 늘리는 등 자구노력을 하고 있지만 당분간 수급난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혈액관리본부 관계자는 "헌혈이 줄어드는 동절기에 대비해 혈액량을 점차 늘리는 시기이지만 신종플루라는 악재 때문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며 "휴교 학교가 늘고 단체활동을 자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어 사정이 쉽게 나아질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일각에서는 헌혈을 하면 신종플루에 감염될 수 있다는 유언비어도 돌고 있는데 헌혈은 신종플루 감염 위험성이 전혀 없다"며 "헌혈의집에서도 위생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있으니 걱정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min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