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남동생 실종 신고로 범행 들통

동거하던 전처가 잔소리하는데 격분해 목 졸라 죽이고서 시체를 토막 내 웅덩이에 버린 뒤 4년간 도피행각을 벌이던 30대 남자가 붙잡혔다.

28일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노동일을 한 주모(36)씨는 이혼 후 재결합해 함께 살던 A(여)씨를 살해한 것은 2005년 5월 3일.
당시 주씨는 서울 마포구의 자택 안방에서 "일을 하러 나가지 않는다"고 다그치는 A씨의 잔소리를 피해 밖으로 나가려다 "어디를 가느냐"며 상의를 끌어당기는 A씨의 목을 두 손으로 눌러 숨지게 했다.

이후 주씨는 A씨의 시신을 안방에 5일간 내버려뒀다가 심한 악취가 나자 내다 버리기로 하고 시신을 토막 내 비닐봉지에 담아 집 인근의 상암동 한강 난지캠핌장으로 갖고 가 그곳 웅덩이에 던졌다.

시신 유기 직후 주씨는 경기도 안산으로 이사한 것을 비롯해 그동안 주거지를 4차례 옮겨다니며 도피행각을 벌였지만, 올해 3월 A씨 남동생의 실종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A씨 남동생은 누나가 4년 전 이사를 한다고 한 후 연락이 끊겼다며 실종 신고를 했다.

2005년 당시 한강에서 발견된 시신 일부에서 나온 DNA와 주씨 아들의 DNA를 비교 분석한 결과 일치하자 주씨를 용의선상에 놓고 수사에 착수했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평소 경제적으로 어려워 부부 싸움을 자주 했다는 주민들의 진술과 주씨를 상대로 한 거짓말 탐지기 수사 결과 거짓반응이 나온 점 등을 토대로 주씨를 유력한 용의자를 보고 추궁해 범행을 자백받았다.

경찰은 전처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살인 등)로 주씨를 구속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kong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