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건 실리'로 득표율 63.74%…역대 최고

현대중공업 노조의 제18대 위원장에 '안정 속의 실리'를 추구하는 현 위원장인 오종쇄(50) 후보가 당선됐다.

노조 설립 이래 처음으로 연임 위원장이 탄생한 것이다.

노조는 23일 울산 본사 내의 46곳 투표구에서 전체 조합원 1만7천527명을 대상으로 새 노조위원장을 뽑는 선거를 실시한 결과, 합리와 실리 노선의 오 후보가 투표자 1만6천736명(투표율 95.49%) 중 1만667표(득표율 63.74%)를 얻어 당선됐다.

오 당선자는 단일후보로 나와 찬반투표 성격이었던 1993년 7대 윤재건 노조위원장 당선(득표율 93.5%) 때를 제외하고는 노조 역사상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또 이번 지지율은 2007년 17대 노조위원장 선거에서 나온 63.2%보다 높은 것이다.

상대 후보인 강성 성향의 현장노동조직에서 출마한 정병모(52) 후보는 5천830표(34.84%)를 얻는데 그쳤다.

이날 선거는 당초 오후 5시까지로 예정됐지만 투표가 일찍 끝나면서 개표시간이 앞당겨졌다.

오 당선자는 지난 2년동안 안정 속의 실리를 추구하면서 2008년 임금 및 단체협상과 2009년 임금협상을 잇따라 무쟁의로 타결했다.

그는 또 조합원과 지역주민, 협력업체 근로자를 위한 대규모 평생종합휴양소 건립 계획을 세우는 등 조합원 권익과 복지 향상에 앞장서는 등 대과없이 집행부를 운영해 선거 초반부터 우세가 점쳐졌다.

특히 올해 노사협상 과정에서 조합원 의사도 묻지 않고 임협을 회사 측에 위임한 것을 두고 정 후보측이 민주적 절차를 무시했다며 오 당선자를 겨냥한 심판론을 내세웠지만 정 후보는 조합원의 지지를 얻는 데 실패했다.

오 당선자는 당선 인터뷰를 통해 "안정 속에서 권익을 높이라는 조합원 바람이 반영된 것 같다"며 "조선업계가 어려운 지금은 소통하고 협력하고 상생할 때이다.

앞으로 노사가 일치단결하면 지금의 위기는 돌파할 수 있고 일단 돌파하면 우리는 탄탄대로로 갈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오 당선자는 선거공약으로 △ 조건없는 정년 60세(현 59세) 연장 △구조조정 없는 고용안정 보장 △연말 성과급 최대한 쟁취 △설.추석 귀향비로 현 50만원에서 통상임금의 50% 지급 △상여금 700%에서 800% 인상 등을 내걸었다.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