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의혹 재수사는 아니다"

검찰이 23일 효성 일가의 해외 부동산 취득 의혹에 대한 본격적인 확인 작업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는 효성 일가의 미국 내 부동산 보유 의혹을 제기한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다각적인 사실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재미교포 블로거 안치용씨는 인터넷사이트 `시크릿 오브 코리아'를 통해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74)의 장남 조현준 효성 사장이 2004년 12월24일 샌프란시스코 시내의 콘도 1채를 180만달러에 매입했으며, 3개월 뒤 이를 효성 아메리카 관련 법인에 무상 증여했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조 사장은 2002년 8월 로스앤젤레스(LA) 저택 1채(480만달러 상당)와 2006년 10월 샌디에이고 빌라 2채 지분(각 47만5천달러 상당)을, 조 회장의 3남인 조현상(38) 효성 전무는 지난해 7월 하와이의 콘도(262만3천달러)를 각각 매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금 출처 의혹이 끊이지 않아 왔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다양하고 광범위한 방식으로 해당 부동산의 보유가 사실인지를 살펴보고 있으며 어느 정도는 확인된 부분도 있다"며 "다만 해당 부동산이 미국에 존재하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확인된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효성가의 미국 부동산 보유 사실이 최종적으로 확인되면 자금의 출처나 조달경로 등에 대한 확인에 들어갈 방침이다.

검찰은 부동산 구입 자금이 합법적으로 조달됐다 하더라도 국내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드러나면 국세청 신고 등의 행정절차가 정상적으로 이뤄졌는지 등도 따져보기로 했다.

특히 해당 자금의 출처나 성격 등에서 석연찮은 부분이 나올 경우 본격적인 내사에 착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그러나 현재 진행중인 확인작업이 이미 내사종결된 효성의 비자금 수사와는 무관한 것임을 분명히했다.

검찰 관계자는 "해외 부동산 소유권 관계와 구입 자금 출처를 확인하겠다는 뜻으로 비자금 조성 의혹을 다시 살펴보겠다는 뜻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김준규 검찰총장은 이날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박지원, 박영선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해외 부동산 문제에 대해 확인작업에 들어갔으며, 확실히 하도록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조 회장의 동서 주관엽씨가 실소유주인 것으로 알려진 방산업체 로우전자의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서는 서울중앙지검에서 갖고 있던 수사자료를 모두 김천지청으로 넘겨 계속 수사하도록 했다.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