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 가을 소풍을 나온 기분으로 즐길 수 있는 음악축제가 열린다. 24,25일 이틀 동안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리는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이다.

'피크닉 같은 음악 페스티벌'을 표방하는 행사답게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은 한가로운 주말 간단한 도시락이라도 준비해 나와 아티스트들이 들려주는 음악을 느긋하게 듣기 좋은 자리다. 올해에는 마이앤트메리,스윗소로우,요조,이적,장기하와 얼굴들,페퍼톤스 등 아티스트 60여팀이 다양한 음악을 들려줄 예정이다.

페스티벌 참가 티켓은 1일권 6만원,2일권 9만5000원(현장판매 기준)이다. 행사기간 오전 11시30분부터 티켓 부스가 열린다. 페스티벌의 핵심인 공연은 3군데에서 나뉘어 진행된다. 올림픽공원 내 88잔디마당에 꾸며지는 '민트 브리즈 스테이지'와 '카페 블로섬 하우스',벨로드롬에 세워지는 '클럽 미드나이트 선셋',88호수 수변무대의 '러빙 포레스트 가든' 등이다. 아티스트당 공연은 짧으면 20분 길면 1시간20분까지 진행된다. 시간이 긴 공연의 경우 작은 콘서트를 방불케 한다. 한 공연이 끝나면 20~30분 휴식시간이 있다. 공연은 세 군데에서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에 보고 싶은 공연 일정을 미리 챙겨 움직이는 게 좋다. 무대끼리 멀리 떨어져 있지는 않지만 이동시간이 5분 정도 소요된다는 걸 감안하는 게 좋다.

이리저리 공연을 쫓아다닐 생각은 없고 편안하게 자리를 잡고 앉아 음악을 감상하고 싶다면 88잔디마당에 터를 잡아도 좋겠다. 여기에는 무대 앞에 스탠딩 존이 있고 그 뒤에는 넓게 피크닉 존이 펼쳐져 있다. 피크닉 존에 돗자리라도 깔고 앉아 챙겨온 도시락을 먹고 차를 마시면서 공연을 즐기는 건 어떨까. 다른 곳과 달리 88잔디마당에서는 쉼없이 공연이 펼쳐진다. 이곳에선 민트 브리즈 스테이지와 카페 블로섬 하우스 두 개의 스테이지가 꾸며지는데,민트 브리즈 스테이지에서 한 공연이 끝나고 다음 공연을 준비하는 동안 카페 블로섬 하우스에서는 20~30분 정도 소박한 공연이 진행되는 것.클럽 미드나이트 선셋은 실내에서 진행되고,러빙 포레스트 가든 무대에서는 잔잔한 호수를 연상케 하는 공연이 펼쳐진다.

공연은 24일의 경우 낮 12시40분 민트 브리즈 스테이지에서 줄리아 하트의 공연 및 같은 시간 러빙 포레스트 가든에서 흠의 공연을 시작으로 오후 10시50분 클럽 미드나이트 선셋에서 마이앤트메리의 공연으로 끝난다. 25일에는 낮 12시40분 러빙 포레스트 가든에서 드라이플라워의 공연으로 시작해 오후 10시50분 클럽 미드나이트 선셋의 페퍼톤스 공연이 마지막이다.

페스티벌에서는 공연도 공연이지만 흥미로운 부대행사들이 눈길을 끈다. 가장 이색적인 행사는 가을을 맞아 마음에도 찬바람이 부는 남녀를 위한 행사인 '그랜드 부킹 페스티벌'이다. 지난해에 이어 이틀간 진행되는 이 행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언제든 부스에 와서 참여 의사를 밝히고 연락처를 주면 된다. 그러면 진행요원들이 이미 접수된 이성의 연락처를 넘겨준다. 주최 측에 따르면 짝을 맺어줄 때 특별한 기준은 없다고 하니 자신이 어떤 상대와 이어질지 예상해 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하다. 또 마음에 드는 이성을 발견했어도 직접 접근하기에는 소심한 사람들을 위해 도움을 주는 사랑의 메신저 서비스를 하는 주도면밀한(?) 행사이기도 하다.

이틀 동안 오후 3시부터 8시까지 5시간씩 진행되는 '고스트 댄싱'도 상황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희한해 보일 수도 있다. 참가자들은 매우 즐겁게 춤을 추고 있는데,사방팔방에 음악이 울려퍼지는 보통 클럽의 풍경과는 달리 고요하다. 여기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헤드폰을 이용해 DJ가 트는 음악을 선택해 들으며 춤을 추기 때문이다. 헤드폰의 비밀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참가자들이 귀신에 홀린 듯해 보여 이름도 고스트 댄싱이다. www.grandmintfestival.com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